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오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전·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함께 참석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인다. 주관 기관인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물론, 행사가 열리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도 사상 처음 있는 전·현직 대통령의 동반 참석 가능성에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노무현재단은 8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을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한다”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 일정은 미리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뒤 다시 참석하겠다고 5년 전 약속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날 전직 대통령으로서 추도식에 참석할 것으로 안다. 또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윤석열 당선자도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오는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이어 23일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도 참석하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받지는 않았으나, 문재인 대통령은 당연히 참석할 것으로 보고 추도식을 준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는데, 오는 10일 대통령 취임 이후에 참석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참석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앞두고 김해 노사모가 봉하마을에 설치한 시벽.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 30편이 적혀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올해 추도식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반인 참석이 제한됐던 2020·2021년과 달리 원하는 이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봉하마을을 찾는 시민들을 위해 노무현재단의 각 지역위원회에서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추도식은 박혜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되고,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공식 추도사를 하고,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한다. 가수 강산에의 공연도 마련된다.
추도식을 전후해 ‘나는 깨어 있는 강물이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추모행사가 전국에서 열린다. 서울에선 특별토론회 ‘노무현의 정치,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 13일 저녁 7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사회로 열린다. 부산에선 10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노 전 대통령의 추억이 서린 ‘부산 노무현길’에서 4주간 ‘노무현과 함께 부산을 걷다’라는 걷기 행사가 마련된다. 부산 부전동 카페 ‘사람사는 세상’에선 13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추모전시회 ‘노무현을 보고 쓰다’가 이어지고, 광주에선 추도식 전날인 22일 시민 문화제와 제4회 노무현 영화제가 열린다. 세종·대구·대전·울산·전주·제주 등에서도 영화제·음악회·전시회 등 추모행사가 잇따른다.
노무현재단은 누리집(knowhow.or.kr)에서 ‘노무현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온라인 추모사진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일 다큐멘터리 <노무현의 길> 시리즈 1편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공개한 데 이어, 10일 ‘노무현의 질문들’ 편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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