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당선자가 2일 당선 확정 뒤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축하 꽃다발을 들어 올리고 있다. 진보당 울산시당 제공
김종훈(57) 울산 동구청장 당선자는 전국에서 유일한 진보당 소속 기초단체장이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천기옥(57) 후보와 맞대결을 펼쳐 54.83% 득표율로 당선됐다.
애초 울산 동구청장 선거는 현역 구청장인 정천석(70)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마해 3파전으로 시작됐으나, 지난달 20일 정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고 이튿날 후보를 사퇴하면서 국민의힘과 진보당 후보의 일대일 대결구도로 바뀌었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는 여러차례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보정당 소속 단체장과 국회의원을 배출한 곳이다.
김 당선자도 2011년 4월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어 동구청장 재선거에서 처음 구청장에 당선됐고,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이 됐다. 2020년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했으나 진보·개혁 진영의 표 분산으로 당선에 실패한 뒤 이번 선거에는 정의당·노동당과 선거연합을 통해 단일 후보로 나섰다.
김 당선자는 “울산 동구는 대한민국 진보정치 1번지다. 그동안 진보정치가 때로는 분열로, 때로는 정당 해산을 당하며 힘들었던 시기를 거쳤지만, 이번엔 하나로 똘똘 뭉쳐 함께 승리했다. 이곳에서 새로운 진보정치 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울산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0년대 후반 현대중공업 노조의 128일 파업에 대한 대규모 경찰 투입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여한 일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가 특별 사면 복권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라는 구호 아래 △차별 없는 당당한 일자리를 위한 노동기금 조성 △노동자건강증진센터 설립 △이동·여성노동자 쉼터 조성 △노동자의 실효적이고 불이익 없는 작업중지권 보장 △교육환경개선기금 100억원 조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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