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인도네시아인 선원 7명이 실종된 원양어선 ㄴ호를 조사하기 위해 창원해양경찰서 관계자들이 ㄴ호에 올라가고 있다. 창원해양경찰서 제공
경남 거제시 앞바다에 정박한 원양어선에 타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선원 7명이 실종됐다. 해경·해군 등은 항공기와 함정을 동원해 근처 해역과 해안지역을 수색하고 있는데, 9일 오후 1시까지 실종자 가운데 1명이 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남 창원해양경찰서는 “9일 아침 8시57분께 경남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 선착장 앞바다에 인도네시아인 ㅅ(31)의 주검이 떠있는 것을 해상 순찰 중이던 통영해양경찰서 고현파출소 직원이 발견했다. ㅅ은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였고,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창원해양경찰서는 이날 아침 7시34분께 부산선적 5천t급 원양어선 ㄴ호로부터 인도네시아 선원 7명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았다.
ㄴ호는 러시아 해역에서 명태를 잡는 어선인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때문에 발이 묶여 지난 4월19일부터 거제시 사등면 가조도 동쪽 1.6㎞ 해상의 묘박지에 정박해 있었다. 이 배에는 한국인 12명과 외국인 45명 등 57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해경은 “ㄴ호 관계자가 ‘9일 새벽 1시까지는 이탈자 없이 선원 모두 배에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날 아침 7시30분께 인원점검 과정에서 인도네시아인 선원 7명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실종된 7명은 나이가 20살에서 30대 초반이다. 해경은 숨진 ㅅ이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로 해안에서 발견된 점으로 미뤄, 젊은 인도네시아인 선원 7명이 한국으로 밀입국하기 위해 캄캄한 새벽에 구명조끼에만 의존한 상태로 바다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해군 등은 동체에 날개가 고정되어 있는 고정익 비행기 1대와 함정 8척 등을 동원해 주변 해역과 해안지역을 수색하고 있다. 또 경찰과 군은 거가대교·거제대교·신거제대교 등 거제시 출입구에서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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