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 ㅂ초등학교 5학년생들이 교사에게 막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등교를 집단거부하고 있다. 학교 쪽이 교사로부터 학생들을 분리한 뒤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가운데 경찰·교육청·군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26일 ㅂ초등학교와 경남경찰청·경남도교육청·의령군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3일 점심시간에 청소 지도를 위해 5학년 교실에 들어간 교사 ㄱ(55)씨는 교실이 더러운데도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말을 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ㄱ씨가 “네가 이러고도 학생이냐, 농사나 지어라” “부모는 너를 싫어해서 괴물로 키우는 것이다”라는 폭언을 했다고 진술했다. 일부 학생들은 담임교사인 ㄴ씨가 이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조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학부모들은 지난 17일 학교를 방문해 항의했고, 지난 21일 일부 학생들이 조퇴한 데 이어 24일엔 5학년생 12명 모두가 등교를 거부했다. ㅂ초등학교는 전교생이 66명인 작은 학교로, 학년별 학급이 1개뿐이다.
학교 쪽 신고로 경찰과 교육청이 학교 방문 조사를 벌인 뒤 ㄱ씨는 25일 5학년 전체 학생과 학부모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5학년생 모두가 조퇴했다. 학교는 이날 ㄱ씨와 ㄴ씨를 병가 처리해 학생들과 분리시키고, 이튿날인 26일 5학년생 전원을 의령군 청소년상담센터로 데려가 심리상담을 받게 했다. 이 학교 교감 ㅎ씨는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심리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심리치료를 통해 학생들이 하루빨리 학교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교사 2명의 처리 문제는 경찰·교육청·군청의 조사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경남교육청과 의령군은 26~28일 사흘 동안 학생과 학부모를 함께 심리상담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경남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관리를 요청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경남교육청은 26일 ㄴ씨를 직위 해제하고, 상황대책반을 구성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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