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김해 해반천에서 떼죽음 당한 물고기를 봉사단체 회원들이 수거하고 있다. 김해시 제공
하천에 맹독성 화학물질을 흘려보내 물고기를 떼죽음시킨 업체가 적발됐다.
경남 김해시는 30일 “김해 시내를 관통하는 해반천에 지난 19일 유독물질인 시안 960ℓ를 흘려보내 물고기를 떼죽음시킨 혐의(물환경보전법,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비철금속제련업체인 ㄱ사를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 오후 김해 화정초등학교에서 홈플러스 내외점 사이 해반천 상류 2.5㎞ 구간에서 4~5㎝ 크기의 물고기가 죽어서 떠올랐다. 김해시는 긴급 수거작업을 벌여 다음날까지 죽은 물고기 350㎏을 건져냈다. 또 김해시는 이 일대 해반천 물을 떠서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 기준치(1ppm)의 320배에 이르는 시안이 물에서 검출됐다. 시안은 청산가리의 주요성분으로 군사용 독가스 원료로 사용되는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경찰 조사 결과, 해반천에서 검출된 시안의 출처는 인근 지역인 김해시 삼계동 감분마을에 있는 비철금속제련업체인 ㄱ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ㄱ사는 광물에 화학약품을 투입해 가치 있는 금속을 추출하는 업체로 지난해 10월 폐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ㄱ사는 최근 공장설비를 철거하다가 바닥에 흘린 화학물질 찌꺼기를 물로 씻어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해반천에 연결된 우수관로로 흘려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김해시는 추가 오염원을 파악하기 위해 갑문마을 일대 업체들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김정은 김해시 수질오염예방팀장은 “해반천은 조만강을 거쳐 서낙동강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식수원과 관계없고, 해반천 중하류 이하에서는 시안이 검출되지 않았다. ㄱ사에 남아있는 시설과 화학약품에 대해서는 지정폐기업 처리업체를 통해 정상적으로 폐기하도록 조처했다. 이와 별도로 해반천 상류 일대 공장지대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해·양산 환경운동연합은 “김해 해반천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했다. 그런데도 아직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이 되지 않았다. 김해시는 잇따라 일어나는 도심하천 물고기 떼죽음 사건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기 바란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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