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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사기꾼’ 3년반 만에 결국 잡혔다, 피해 신고자만 240명

등록 2022-12-08 15:17수정 2022-12-08 16:31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강제추방된 이른바 ‘호주 사기꾼’이 지난 7일 체포됐다. 경남경찰청 제공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강제추방된 이른바 ‘호주 사기꾼’이 지난 7일 체포됐다. 경남경찰청 제공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불법체류하며 한국인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사이버 사기행각을 벌여 이른바 ‘호주 사기꾼’으로 널리 알려진 이아무개(29)씨가 3년반 만에 붙잡혔다.

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8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강제추방된 이씨를 지난 7일 인천공항에서 체포했다. 현재 이씨를 김해중부경찰서로 데려와 조사하고 있으며,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사기 혐의로 실형을 살고 2019년 2월 출소한 이씨는 같은 해 5월5일 1년 동안 머물 수 있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서 오스트레일리아로 넘어갔다. 이씨는 출소한 직후부터 중고물품을 판다고 속여 구매자로부터 돈만 받고 물품을 보내지 않는 수법의 사이버사기를 벌이다가 오스트레일리아로 건너간 이후 본격적으로 사기행각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씨는 사회연결망서비스 등을 통해 오스트레일리아의 한국인 유학생들에게 접근해 높은 환율로 환전 수수료를 주겠다며 차명계좌를 확보한 뒤, 중고물품 구매자들에게 이 계좌로 구매대금을 송금하도록 했다. 이씨는 구매자들을 속이기 위해 팔겠다는 중고물품의 인증사진을 구매자에게 보내주거나, 전체 액수의 절반은 물품을 받은 뒤 송금하면 된다고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매자가 중고물품 대금을 유학생 명의의 차명계좌로 송금하면, 이씨는 유학생에게 환전 수수료를 주고 오스트레일리아달러로 돈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구매자에게 물품은 보내지 않았고, 수시로 계좌를 바꿔서 추적을 피했다.

이런 수법에 당한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한 사람만 240여명에 이른다. 신고된 피해액수는 2억원을 넘는다. 경찰은 이씨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서가 전국 80여곳에 이르는 점으로 미뤄 실제 피해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인터넷에는 ‘호주 사기꾼’으로 알려진 이씨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사연이 줄을 잇고, 이씨의 실명과 사진까지 떠돌고 있다. 앞서 경찰은 2020년 2월 이씨의 여권을 무효 처리해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이씨 신분을 ‘불법체류자’로 만들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서 오스트레일리아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결국 지난달 이씨는 오스트레일리아 경찰에 붙잡혀 강제추방됐다.

윤동웅 김해중부경찰서 수사과장은 “김해중부경찰서가 이씨 관련 사기 사건의 첫 신고를 받은 것이 2020년 1월인데, 그때는 이미 이씨가 오스트레일리아로 넘어간 이후였다. 즉시 절차를 밟아서 이씨의 여권을 무효 처리하고 인터폴 적색수배까지 했지만, 한국 경찰의 직접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 검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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