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12일 “한화자산운용·협력사(5개사)·산업단지관리기관(7개소)과 함께 ‘대구 스마트 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도심 산업단지 지붕을 태양광발전 시설로 바꾸기 위해 3조원대의 민간 자본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금을 대기로 한 기업 쪽은 아직 투자자 모집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설익은 투자 유치 홍보라는 뒷말이 나온다.
대구시는 12일 한화자산운용과 대구지역 건설업체, 산업단지 관리기관 등과 함께 ‘대구 스마트 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대구시 발표를 보면, 한화자산운용은 도심 산단에 대규모 태양광발전 시설을 짓기 위해 최소 3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과 엘지(LG)에너지솔루션, 한화시스템, 엘에스(LS)일렉트릭 등은 이 자금을 받아 태양광 설비 등을 짓는다. 실제 시공은 이들 업체의 도급을 받은 지역 업체들이 주로 맡는다. 수익은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산단 지역에 입주한 기업에 팔아서 확보한다. 대구시는 내년 1월1일 착공에 들어가 3년 뒤 사업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신속한 발전사업 인허가와 태양광 설치에 따른 한국전력과의 협의 지원 등에 나선다. 대구시는 펀드의 수익 보장을 위해 별도의 협약은 맺지 않았다고 한다.
대구시 쪽은 “홍준표 시장이 도심 산단을 둘러본 뒤 ‘산단 지역 태양광 사업’을 구상했고, 지난달 초 한화자산운용 등이 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를 제안하면서 실무 협의가 진행됐다”며 “시설이 완공되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현재보다 10.6% 줄고, 태양광 보급률도 전국 1위에 오르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조성된 3조원 펀드 중 1조원은 모두 대구 지역에 풀릴 것으로 대구시는 내다봤다.
그러나 설익은 상태에서 투자 규모부터 대구시가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가 밝힌 3조원의 펀드 조성을 맡은 한화자산운용 쪽은 투자자 모집도 아직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금융시장 경색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점을 염두에 두면, 보름 내 펀드를 조성하고 내년 1월1일부터 착공에 들어가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한화자산운용 쪽은 <한겨레>에 “투자자 모집은 물론 모집 대상 투자자의 범위 등 세부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며 “착공 시기도 내년 하반기쯤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투자자가 예상대로 모이지 않을 경우 사업 규모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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