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는 1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강 둔치 6곳에 파크골프장을 짓기로 한 계획을 철회하라고 대구시에 요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님, 야생동물의 집인 금호강 둔치를 빼앗지 말아 주세요!”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는 1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외쳤다. 이들은 대구시가 수달 등 멸종위기동물이 사는 금호강 둔치 6곳에 파크골프장을 짓기로 한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대한파크골프협회 통계를 보면 현재 대구 파크골프장 28곳 가운데 금호강에만 14곳이 있다. 여기에 6곳이 더 지어지면 금호강 구간 42㎞에 약 2㎞마다 파크골프장이 생기는 셈이다. 하천 둔치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은 서식처를 잃고 고립무원에 빠지게 된다. 금호강 둔치를 모두 인간에게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자 탐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구시가 발표한 6곳 가운데 5곳은 야생동물들이 오가며 생활하는 곳으로 파크골프장으로 부적합하다. 이곳마저 개발되면 야생동물들이 숨어지낼 곳이 사라져 생태계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파크골프장을 새로 짓겠다면 금호강이 아닌 강 밖의 땅에 짓는 것이 옳다. 야생동물들의 집을 빼앗는 약탈적 행정은 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구는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파크골프장이 가장 많다. 서울(11곳)과 부산(10곳)에 비하면 3배에 가깝다. 파크골프장을 더 짓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지난달 26일 금호강에 사업비 82억5000만원을 들여 파크골프장 6곳을 짓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지난달 26일 어르신 등 파크골프 이용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금호강에 사업비 82억5000만원을 들여 파크골프장 6곳을 짓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금호강 일대를 조사한 결과, 금호강에는 수달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9종, 원앙·소쩍새 등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7종(멸종위기종 중복 4종) 등 법정 보호종 12종이 살고 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