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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에 죽음으로 저항한 ‘불꽃 김상진’…영화로 깨어나다

등록 2023-02-28 14:18수정 2023-02-28 14:41

3월 10일 부산영화체험박물관서 <1975 김상진> 특별시사회
&lt;1975 김상진&gt; 알림글. 부산민주공원 제공
<1975 김상진> 알림글. 부산민주공원 제공

박정희 유신체제 절정기인 1975년 4월11일 경기도 수원의 서울대 농대 잔디밭에서 학생 300여명이 학원 민주화와 반유신 투쟁 시국 성토대회를 열었다. 축산과 4학년 김상진(당시 25살)은 연단에 올라 양심선언을 낭독했다.

“유신헌법의 잔인한 폭력성을, 합법을 가장한 유신헌법의 모든 부조리와 악을 고발한다. 민주주의는 지식의 산물이 아니라 투쟁의 결과다. 이것이 민족과 역사를 위한 길이고 조국의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길이며 영원한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길이라면, 이 보잘것없는 생명 바치기에 아까움이 없노라!”

이렇게 외친 김상진은 자결을 시도했다. 옆에 있던 학생이 몸을 날리며 막으려 했지만 늦었다. 학생들은 김상진을 황급하게 병원으로 옮겼다. 수원 도립병원에서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그는 다음날 숨졌다.

박정희 정권은 김상진의 죽음을 서둘러 덮으려고 했다. 그가 숨진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장례식 없이 화장했다. 서울대 농대를 폐쇄했고, 각 대학에 휴교·휴강 조처를 내렸다. 이어 다음달인 1975년 5월13일 체제에 관한 어떤 형태의 반대의견·행동을 금지하는 ‘긴급조치 9호’를 선포했다.

긴급조치 9호 선포 뒤 열흘만인 1975년 5월22일 서울대 학생들은 교내에서 김상진 추도식을 거행하고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긴급조치 9호에 맞선 첫 시위로 ‘오둘둘 시위’로 불린다. 이후 대학가에서는 더 거세게 반유신 투쟁이 펼쳐졌다. 종교계와 재야 단체들도 김상진을 열사로 추앙하며 추모집회 등을 잇따라 열었다.

김상진 열사. &lt;한겨레&gt; 자료사진
김상진 열사. <한겨레> 자료사진

1988년 11월 김상진기념사업회가 창립됐고, 이후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김상진을 민주화 운동가로 인정했다.

부산민주공원은 3월10일 중구 용두산공원 근처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다목적영상홀에서 다큐멘터리 <1975 김상진> 특별시사회를 연다. 김상진 열사의 이야기를 다룬 안병권 감독의 장편 다큐멘터리다. 민주공원은 “죽음으로써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한 김상진은 시대정신이다. 그의 죽음을 기억하는 일이 쉽지 않은 지금, 그럴수록 그를 빛바랜 역사의 서고에서 끌어내 오늘날 우리를 비춰보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시사회는 무료다. (051)790-7477.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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