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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는 사라지고 다른 여성 나타나 “내 아이” 주장…왜?

등록 2023-03-15 11:41수정 2023-03-16 01:23

대구경찰청 전경.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경찰청 전경.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30대 산모가 갓난아이를 병원에 두고 혼자 퇴원했는데, 다른 여성이 아이의 엄마라고 주장하며 나타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경찰청은 15일 “대구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은 뒤 퇴원한 30대 ㄱ씨가 자취를 감추고, 다른 30대 여성 ㄴ씨가 자신의 아이라고 주장하며 나타났다는 병원 쪽 신고를 받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병원 쪽 설명을 들어보면, ㄱ씨는 지난 1일 경북 구미의 한 병원에서 해당 대학병원으로 응급이송돼 아이를 출산했고, 아이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ㄱ씨는 산후조리 등을 이유를 아이를 두고 먼저 퇴원한 뒤, 열흘이 지나도록 아이를 찾으러 오지 않았다. 대학병원 쪽은 응급이송 당시 적힌 ㄱ씨 인적사항을 확인해 아이를 퇴원시켜도 된다고 연락했다.

아이를 찾으러 온 이는 ㄱ씨가 아닌 또다른 30대 여성 ㄴ씨였다. 지난 13일 병원을 찾아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했다. 실제 산모 얼굴을 알고 있던 병원 쪽이 이를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경찰 조사 결과, ㄱ씨는 병원 입원 때부터 ㄴ씨 동의를 받고 ㄴ씨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신고도 ㄴ씨의 자녀로 했다. 두 여성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지인 사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이가 없던 ㄴ씨는 ㄱ씨가 임신한 사실을 알고, 병원비를 줄테니 아이를 낳으면 자신이 데려가 키우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ㄱ씨에게 타인 명의를 도용해 진료한 혐의(국민건강보험법 위반) 적용을 검토하고, 둘 사이 금전적인 거래가 오갔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ㄱ씨의 소재를 파악했으며, 조만간 소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실제로 금전 거래가 있었다면 아동매매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구체적인 사항은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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