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무력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군부에 저항하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70대가 재심으로 43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1일 법조계의 말을 들어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최근 검찰 직권으로 재심이 청구된 70대 ㄱ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ㄱ씨는 1980년 5월18일 서울 도봉구의 한 약국 벽에 ‘부마민주항쟁 당시 시민, 학생들이 피해를 본 사실과 전두환 군부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경위’ 등 내용의 벽보를 붙였다.
ㄱ씨는 1980년 5월23일 계엄 포고 제10호(정치활동과 유언비어의 날조·유포 등 금지) 위반 혐의로 붙잡혔고, 계엄 보통군법회의는 ㄱ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ㄱ씨는 9개월가량 옥살이를 하다 1981년 3월 국방부 장관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이후 ㄱ씨는 지난해 6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재심청구 희망 진정서를 제출했다.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는 헌정 질서파괴범죄를 저지하거나 반대해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검찰은 ㄱ씨가 처벌받은 사건이 헌정 질서 파괴 범죄를 반대하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하고, 위헌·위법으로 판단된 계엄 포고 제10호를 위반한 행위가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재심을 청구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