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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 준비했제?”…엑스포 실사단 맞이에 부산 정치권도 ‘휴전’

등록 2023-04-03 00:00수정 2023-04-03 00:42

여야 정치적 비방 구호 적힌 펼침막 내려
4~7일 방문 기간에 차량 2부제 실시도
3월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점등식을 찾은 시민들이 불 밝힌 엘이디 장미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3월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점등식을 찾은 시민들이 불 밝힌 엘이디 장미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 2030 부산이 좋다’(EXPO 2030 Busan is Good)

2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주변 가로등엔 2030년 세계박람회와 관련한 문구가 적힌 보라색 바탕의 펼침막들이 20~30m 간격으로 내걸려 있었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해운대해수욕장 들머리 구남로 500여m엔 에펠탑·공중관람차·기관차 등 역대 세계박람회에서 선보였던 발명품과 상징물을 본뜬 조형물과 터널 모양의 꽃길이 있었다.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엔 세계박람회 상징물을 그려 넣은 7m 높이의 모래 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해운대해수욕장 호텔에서 사흘 동안 머무는 2030년 세계박람회 실사단에게 세계박람회 유치를 간절히 바라는 부산시민의 뜨거운 열망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부산이 2030년 세계박람회 실사단 방문을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민·관이 손을 잡고 특별한 손님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자율 차량 2부제까지 시행하고 나섰다. 지역 정치권은 이례적으로 비방성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내리며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 분위기 조성에 협력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들머리 구남로에 역대 세계박람회 때 선보였던 상징물과 발명품을 본뜬 조형물이 있다. 김광수 기자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들머리 구남로에 역대 세계박람회 때 선보였던 상징물과 발명품을 본뜬 조형물이 있다. 김광수 기자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가로등에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희망하는 펼침막들이 걸렸다. 빅(Big)은 ‘Busan is Good’의 줄임말이다. 김광수 기자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가로등에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희망하는 펼침막들이 걸렸다. 빅(Big)은 ‘Busan is Good’의 줄임말이다. 김광수 기자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도시는 올해 11월 국제박람회기구 소속 171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하는데 실사단 평가는 회원국에 제공되기 때문에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발휘한다. 8명으로 꾸려진 실사단은 2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3일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난 뒤 4일부터 7일까지 3박4일 동안 부산에 체류하며 부산시 후보지로 손색이 없는지 현미경 관찰을 한다.

부산시는 실사단 평가 기준인 14개 주요 항목과 세부 항목 61개 가운데 세계박람회 유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정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부산시는 실사단의 이동경로를 포함해 시내 곳곳에 세계박람회 유치를 바라고 실사단을 환영하는 문구를 적은 펼침막을 3천개 이상 달았다. 16개 구·군과 자생·민간단체들도 주요 길목과 대형건물 등에 펼침막을 내걸었다.

부산시와 16개 구·군은 또 실사단에게 감동을 선사한다는 전략 아래 부산 전역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로 하고 60여개의 전시·공연·시민참여행사를 마련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하지 못했던 소규모 축제는 2030년 세계박람회와 연결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실사단 숙소와 가까운 해운대해수욕장과 주변이 가장 분주하다.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에선 2~7일 시민들이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글을 적는 소망쪽지 행사가 열린다. 또 16m짜리 ‘해운대 타워’를 만들어 4~7일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세계박람회 홍보영상을 송출하고 이 기간 저녁 9시부터 7분 동안 ‘엑스포 타워쇼’를 한다.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엔 세계박람회 엠블럼을 본뜬 가로 20m, 세로 20m 규모의 대형 미로가 설치된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선 4일 오후 5시30분께 55명의 관현악단이 세계박람회 기원 음악회를 연다. 6일 저녁 7시30분~저녁 9시엔 광안리해수욕장에선 100만명 이상 참여가 예상되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원 불꽃쇼’가 열린다.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금정구 온천천, 강서구 낙동강 변 등에선 ‘엑스포 희망드림 빛축제’, ‘엑스포 유치기원 유등축제’, ‘30리 벚꽃축제’가 열린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 세계박람회 상징물을 그려 넣은 모래 전망대가 설치됐다. 오른쪽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다. 김광수 기자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 세계박람회 상징물을 그려 넣은 모래 전망대가 설치됐다. 오른쪽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다. 김광수 기자

부산 온천천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를 기원하는 펼침막이 달린 가운데 지역축제가 열리고 있다. 김광수 기자
부산 온천천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를 기원하는 펼침막이 달린 가운데 지역축제가 열리고 있다. 김광수 기자

부산시는 실사단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3년 4개월 만에 10인승 이하 비영업용 승용차와 승합차를 대상으로 자율 차량 2부제를 도입한다. 4~7일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차량 끝 번호가 홀수인 차량은 홀숫날, 짝수인 차량은 짝숫날 운행이 제한된다. 그동안 부산에서 차량 2부제는 여덟 차례 있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 2019년 11월 25~27일 자율 2부제가 마지막이었다.

부산시교육청도 동참한다. 4일 오후 4시에 해운대해수욕장과 동백섬에서 초·중·고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3천여명을 대상으로 2030 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교육공동체 한마당 걷기대회’를 연다. 8일 오후 3시 부산진구 서면 놀이마루에서 ‘부산에서 세계를 품다’라는 주제로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기원 음악회를 개최한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 구남로에 터널 모양의 꽃길이 조성됐다. 김광수 기자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 구남로에 터널 모양의 꽃길이 조성됐다. 김광수 기자

부산 동래구 온천동 미남교차로에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펼침막이 내걸렸다. 얼마 전까지 서로를 비난하는 내용이었으나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김광수 기자
부산 동래구 온천동 미남교차로에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펼침막이 내걸렸다. 얼마 전까지 서로를 비난하는 내용이었으나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김광수 기자

지역 정당들도 협조에 나섰다. 실사단 방문을 앞두고 서로를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들이 실사단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연산교차로 등에 내걸린 정치성 구호가 적힌 펼침막들을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기원하는 펼침막으로 대체했다.

부산시는 2014년부터 국내 처음으로 5년마다 열리는 등록박람회에 도전했다. 신청 자격이 국가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국가사업으로 확정됐다. 부산시는 세계박람회 유치를 통해 세계적인 관광국제도시로 올라서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6개월 동안 국내외 관광객 5천만명 이상 방문 외에도 세계박람회가 끝나면 관련 시설을 활용해 고용 창출과 새 산업 유치 등에 나설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대시민 호소문을 내어 “우리 부산의 저력을 전 세계에 유감없이 보여줄 시간이 다가온다. 차량 2부제 등에 동참하고 실사단을 만나면 밝은 미소와 반가운 인사로 환영해 달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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