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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 소장품 일부 위작 판명…구입 경위 등 특정감사

등록 2023-04-24 17:03수정 2023-04-25 02:30

김진만의 ‘매화’. 대구시 제공
김진만의 ‘매화’. 대구시 제공

대구미술관이 2017년 1000만원을 주고 사들인 김진만(1876~1933)의 수묵담채화 <매화>가 위작으로 드러났다. 당시 미술관은 작품수집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개인소장가에게서 작품을 구매했다. 김진만은 대구 출신 서화가 석재 서병오(1862~1936)의 제자이자, 독립운동가다.

대구시는 24일 “최근 대구미술관 소장 작품 가운데 위작 의혹이 제기된 작품이 감정 평가 결과 일부 위작으로 판명돼 작품 구매 경위, 작품수집심의위원회 운영 적정성 및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미술관 운영 전반에 대해 25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특정 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대구미술관 소장품의 위작 의혹은 지난 2월 대구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처음 제기됐다. 미술관이 소장한 한국화, 서예 작품, 일제강점기 시절 작품 다수가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대구시는 소장 작품 가운데 진품감정서가 없거나 위작으로 의심될 만한 작품 10점을 감정했다. 서로 다른 두 기관에 감정 평가를 맡긴 결과, 김진만의 <매화>는 두 기관 모두 위작이라고 판정했다. 다른 작품 3점은 한곳에서만 위작 판정이 나와, 3차 감정을 맡길 예정이다. 나머지 6점은 진품으로 감정됐다.

대구시는 감사를 통해 위작 작품의 정확한 구매 경위, 작품수집심의위원회 운영 적정성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소장 작품(1899점) 전체에 대해 수집 결정, 가격 선정 등이 적정했는지도 살펴본다. 최종 위작으로 판명된 작품은 판매자에게 계약금 회수 등 절차를 밟는다.

위작 작품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월 대구시의회에서 김태우 시의원은 “의혹이 된 작품들 외에도 소장하고 있는 작품 중에 위작이나 가품이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지적하자, 최은주 전 대구미술관장은 “전문가로서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구시는 직원 채용, 회계·계약, 전시·기획 등 미술관 운영 전반에 대해서도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구미술관은 최근 공석인 관장직에 안규식 전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장을 내정했다가, 안 내정자 과거 근무하던 기관에서 2건의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내정을 취소한 바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번 특정 감사를 통해서 위작, 불투명한 작품 거래 방식 등 미술계의 뿌리 깊은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해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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