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부마민주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그녀의 묻혀진 이야기’ 포스터. 부마민주영화제 사무국 제공
부마민주항쟁을 기리는 부마민주영화제가 옛 마산 지역인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일원에서 열린다.
부마민주영화제 사무국은 12일 “부마민주항쟁 44주년을 맞아 ‘시민과 함께’라는 주제로 15~16일 이틀 동안 마산 3·15 해양누리공원과 창원시영상미디어센터에서 제7회 부마민주영화제를 연다”고 밝혔다.
개막작은 덴마크 출신 시몬 레렝 빌몽 감독의 다큐멘터리 ‘파편들의 집’이 선정됐다. 러시아 침공으로 1년 넘게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에서 부모와 가정을 잃은 아이들과 이 아이들을 돌보는 복지사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다루고 있다. 지난해 선댄스 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상을 받았고, 올해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서 상영됐다. 15일 저녁 7시 마산 3·15 해양누리공원 야외무대, 16일 오후 2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창원시영상미디어센터에서 상영된다.
16일 저녁 7시 마산 3·15 해양누리공원 야외무대에서 상영될 폐막작은 타이완 출신 제로츄 감독의 극영화 ‘그녀의 묻혀진 이야기’가 선정됐다. 1949년부터 1987년까지 40년 가까이 이어진 타이완 계엄령 시절 국민당 정부가 사상범들에 저지른 백색 테러를 다루고 있다. 올해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영됐다.
16일 오후 4시 창원시영상미디어센터에선 재일동포 2세인 양영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수프와 이데올로기’가 상영된다. 고향 제주도를 잊지 못하는 어머니와 일본인 사위 등 재일동포의 복잡한 가족사와 상처를 다루고 있다. 2021년 비무장지대(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국제경쟁 부문 대상격인 흰기러기상을 받았다.
미래세대의 시선으로 부마민주항쟁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올해는 부마영상학교에서 영상제작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제작한 부마민주항쟁 관련 단편영화도 상영된다. 경남 진주지역 고등학생들의 모임인 ‘들꽃아이들’이 제작한 극영화 ‘반장선거’, 경상국립대 학생들로 이뤄진 ‘스냅샷’과 ‘페미씨네’가 각각 제작한 극영화 ‘시월’과 다큐멘터리 ‘녹’ 등 3편이 15일 저녁 6시35분 마산 3·15 해양누리공원, 16일 오후 1시 창원시영상미디어센터에서 선뵌다.
최수민 부마민주영화제 사무국 담당자는 “부마민주항쟁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고, 자유·인권·평화 등 민주주의의 참된 가치를 영화를 통해 공유하는 영화제가 되기를 바란다. 주유신 영화평론가가 공식상영하는 영화 3편에 대해 해설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16일 부산, 10월18일 경남 마산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이다. 당시 박정희 유신정권은 부산에 비상계엄령, 마산에 위수령을 발동하고 군부대를 투입해 시위대를 진압했다. 하지만 그해 10월26일 박정희는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죽었고, 유신독재는 막을 내렸다. 당시 마산경찰서 수사보고서를 보면 마산에서만 506명이 연행됐는데, 실제 연행된 사람은 훨씬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10월18일 밤 경찰은 귀가하던 유치준(당시 51살)씨를 두들겨 패서 살해한 뒤 암매장했다. 부마민주항쟁 발생일인 10월16일은 40년 만인 2019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고, 같은 해 9월5일 유치준씨는 부마민주항쟁 관련 사망자로 인정됐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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