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을 함유한 퇴적물 시추 지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남해안의 미세플라스틱(1㎛-5㎜ 크기의 플라스틱) 농도가 20~30년 동안 13~16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에서 검출된 플라스틱 종류는 1970~80년대엔 2종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이후 10배가 늘었다.
20일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심원준·홍상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 연구팀이 수행한 ‘해양 미세플라스틱 유입·발생 및 환경거동 연구’ 결과를 보면, 마산만 퇴적물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1960년대 중반~1970년대 초반엔 0에 가까웠다가 이후 1990년대 후반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2000년대 초반 퇴적물 1㎏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이 1000개 정도였으나 2010년대 후반엔 퇴적물 1㎏에서 1만3000개가량 검출됐다. 20년 동안 13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진해만은 1980년대 초반 미세플라스틱이 퇴적물 1㎏당 500개 미만이었으나 2010년대 중반엔 ㎏당 8000개를 넘었다. 30여년 동안 16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진해만 미세플라스틱 역시 2010년 전후와 2010년 후반 일시적으로 감소하기는 했으나 2000년대 중반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연구팀은 “2000년대를 기점으로 미세플라스틱 농도의 연평균 증가율이 급격하게 변화했는데, 마산만은 5%에서 15%로 3배, 진해만은 4%에서 10%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연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증가율인 8%보다 더 높은 수치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플라스틱의 종류도 다양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도심에 가까운 마산만은 플라스틱 종류가 1971년엔 2종, 2018년엔 20종이 검출됐다. 도심에서 벗어나 있고 양식장이 많은 진해만은 1988년엔 2종, 2013년엔 10종이 검출됐는데 양식용 밧줄과 부표의 재질인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스타이렌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심원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박사)은 “미세플라스틱 농도와 종류의 변화는 산업화·도시화에 따라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우리나라 플라스틱 생산량이 2000년대 중반부터 가파르게 증가해 미세플라스틱을 유발하는 중·대형 플라스틱 감소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