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는 노동자 질식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부산항 내 공중이용시설 등 6곳에 산소·가스농도 측정 시스템을 설치했다고 22일 밝혔다. 부산항에서는 아직 가스질식 재해가 발생한 적은 없지만, 혹여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미리 예방하고자 시스템을 도입했다.
설치된 곳은 국제여객터미널, 연안여객터미널, 부산항 신항·북항 변전소 등의 화재진압용 소화 약제 저장시설이다. 소화 약제는 불활성 가스계라서 질식을 유발할 수 있는 등 노동자가 이곳 안쪽 사정을 모르고 들어가면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번에 설치된 시스템은 소화 약제 저장시설 안쪽의 산소·가스농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측정해 시설 밖에 설치된 화면으로 나타낸다. 누출사고가 발생하면 경보등과 경보음이 울리면서, 노동자의 출입을 막도록 했다. 엄기용 공사 재난안전실장은 “시스템 지원이 노동자의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의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 동안 전국에서 밀폐공간 질식 사고로 362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54명(42.5%)이 숨져 다른 재해유형에 견줘 상당히 높은 사망률을 나타냈다. 특히 질식사고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구조자까지 위험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 밀폐공간 산소·가스농도 측정 시스템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