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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일가족 숨진 아파트…현관문엔 흰 테이프로 ‘마지막 경고’

등록 2023-12-04 17:26수정 2023-12-05 13:37

일가족 현관문에 부착된 경고문. 울산문화방송(MBC) 보도화면 갈무리
일가족 현관문에 부착된 경고문. 울산문화방송(MBC) 보도화면 갈무리

울산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원인 파악을 위해 여러 각도에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4일 울산경찰청 말을 들어보면, 1차 부검결과 남편 ㄱ(47)씨를 빼고 아내와 자녀 등 나머지 일가족 3명에게 타살 정황으로 보이는 짓눌린 흔적이 목 등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진술 등을 종합해 사건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울산경찰청과 소방당국, 국과수는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일가족 집을 합동감식한 결과, 인화성 물질이 담긴 비닐봉지 여러 개가 발견돼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1일 저녁 8시50분께 울산 북구에 있는 ㄱ씨의 아파트에서 40대 아내와 중·고등학생 자녀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이날 저녁 7시3분께 학교에서 ‘학생이 등교하지 않고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ㄱ씨 집으로 출동했다. 하지만 ㄱ씨가 문을 잠근 채 경찰 출입을 거부했다. 경찰과 119구급대 등은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지만, ㄱ씨 아내와 자녀들은 숨져 있었고 집은 화재로 모두 타버린 상태였다. ㄱ씨도 심장이 멎은 채 발견돼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1일 일가족이 사망한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현관문에 “마지막 경고” 문구가 붙어있다. 울산MBC 갈무리
1일 일가족이 사망한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현관문에 “마지막 경고” 문구가 붙어있다. 울산MBC 갈무리

1일 일가족이 사망한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현관문에 “마지막 경고” 문구가 붙어있다. 울산MBC 갈무리
1일 일가족이 사망한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현관문에 “마지막 경고” 문구가 붙어있다. 울산MBC 갈무리

울산의 한 대기업 직원인 ㄱ씨는 2013년 집을 담보로 잡아 1억4300만원을 빌렸는데, 끝내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고 한다. 지난 9월 집이 팔렸지만, ㄱ씨 가족은 집에서 퇴거하지 못하고 계속 살았다. ㄱ씨 아파트 현관문 앞에는 ‘마지막 경고’라고 흰색 테이프로 만든 문구가 붙어있었다. 또 ‘경고합니다. 마지막입니다. 이번에는 문 앞에서 끝나지만 다음에는 계고합니다. 충분히 많은 배려드렸습니다. 잘 생각하세요’라는 글이 적힌 경고문도 있었다.

경찰은 ㄱ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오다 가족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배현정 기자 spr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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