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가 조성한 사회적 연대기금을 받았던 지역기업들이 수익금을 더 어려운 기업들에 기부하며 온정을 나누고 있다.
이런 방식의 선순환 기부운동은 재단법인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이 시작했다.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은 2019년 부산은행 노사가 10억원을 출연해 조성했다. 부산은행 임직원 1500여명이 월급의 0.5%를 떼어 2천~3천만원을 내고 회사가 7천~8천만원을 더해서 다달이 1억원을 출연하고 있다. 이후 부산은행의 지주회사인 비앤케이금융그룹의 계열사, 부산항운노동조합, 부산항만물류협회, 부산항만공사, 에스케이해운, ㈜나눅스네트웍스 등이 동참하고 있다. 조성되는 기금은 벤처기업·소상공인·공익활동가·이주노동자 등 중소기업과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기부에 나선 첫번째 주자는 예비사회적기업 ㈜행복나무에듀다.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이 2021~2022년 버려지는 물품으로 새로운 물품을 만드는 개발·자재구입비 1350만원을 지원했는데 행복나무에듀는 2022년 12월 100만원을 부산형사회연대기금에 기부했다.
두번째 기부 주자는 ㈜비맥스다.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이 2021년부터 부산지역 산업구조에서 취약한 정보통신기반 업종을 지원하기 위해 3년 동안 17개 기업에 3억원을 지원했는데 비맥스는 2022년과 지난해 공정안전관리·점검 플랫폼 프로그램 개발과 기자재 구입비 3천만원을 지원받았다. 비맥스는 지난달 5일 부산형사회연대기금에 100만원을 기부했다. 비맥스는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의 도움을 받은 뒤 직원이 7명에서 10명으로 늘었고 매출은 갑절로 증가했다고 한다.
지난 9일엔 전시·회의장 목재를 활용하는 집기 개발 등을 하는 ㈜만만한녀석들이 부산형사회연대기금에 200만원을 기부했다.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이 2021~2022년 세차례 1400만원을 지원했는데 10여명의 직원이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의 정신에 동참하기 위해 다달이 급여 일부를 떼 100만원을 모으고 장철호 대표가 100만원을 보탰다. 장 대표는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이 기부를 했을 때 회사가 어려웠는데 큰 힘이 됐다. 이후 직원 수는 3배, 매출은 8배나 늘었다. 재기부금이 크지는 않지만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미래 부산형사회연대기금 과장은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의 도움을 받았던 지역기업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기업을 응원하기 위해 기부하는 선순환 기부운동이 일어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