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부산 태종대 반딧불이 관찰 행사. 부산시설공단 제공
가족들과 함께 여름밤의 바다를 보면서 반딧불이를 관찰하는 이색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야광을 싫어하는 반딧불이의 특성상 개체 수 감소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시설공단은 16일 오후 3시부터 저녁 9시30분까지 부산 앞바다에 자리한 영도구 동삼동 태종대유원지의 태종사 근처에서 ‘꿈을 찾아 떠나는 반딧불이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반딧불이 관찰행사를 한다고 6일 밝혔다.
참가자들은 야간에 반딧불이 전문 해설가와 반딧불이 서식지를 탐방한다. 숲 속에서 반딧불이 관련 지점을 찾는 ‘반딧불이 에코 오리엔티어링’과 반딧불이 숲에서 ‘짚신신고 숲길 걷기’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반딧불이는 전세계에 2000여종이 서식하고 있는데 태종대유원지에는 국내에 서식하는 반딧불이 3종 가운데 파파리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 2종이 서식하고 있다. 두 종 모두 이끼나 풀뿌리 주변에 알을 낳고 충분한 습기가 유지되는 곳에서 활동하는데 태종대유원지는 습기가 많고 달팽이 등 먹이가 풍부하다.
하지만 태종대유원지 반딧불이 개체 수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반딧불이는 인공 빛이 밝은 곳에서는 살아가기 힘든데 2017년 6월부터 태종대유원지 안 야간 차량 통행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반딧불이 보존과 관련해 행정기관들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영도구는 반딧불이 보호를 위해 반딧불이 관찰행사 중단과 야간 차량 통행 제한을 바라고 있지만 태종대유원지를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야간 차량 통행을 강행하고 있고 해마다 반딧불이 관찰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영도구는 최근 반딧불이 생태 및 서식지 환경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태종사 근처 반지름 200m 안의 반딧불이 분포와 출현 빈도 등을 매주 한 차례 조사해 기록하고 서식지 근처 오수 유입을 막으면서 방제 작업도 병행한다.
부산/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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