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미술 2019전 포스터에 담긴 곽영화 작가의 회화 <청춘-굴뚝 사이로 흐르다2>.
“인간은 고대부터 다양한 노동으로 자신의 삶과 가족·사회공동체를 발전시켜 왔다. 노동에 대한 차별과 소외가 여전한 오늘날, 노동존중 세상을 예술적으로 풀어내는 노동미술은 더욱 가치 있고 중요하다.”
‘노동미술 2019’전 총괄기획을 맡은 곽영화 작가는 27일 현대사회 노동미술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국 노동미술 작가들이 노동현장과 삶을 다양한 시각예술로 표현한 작품들이 다음달 2~8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관에서 ‘노동미술 2019’전의 이름으로 선보인다. ‘푸른 작업복의 노래’를 부제로 한 이 전시회에는 울산은 물론 서울·경기·인천·부산·경남·광주·전남·제주 등 전국의 노동미술 작가 39명이 회화·사진·영상·조각·설치미술 등 다양한 양식의 작품으로 참여한다.
전시장 중앙에는 울산지역 노동자들의 작업복 200벌을 짜깁기해 만든 설치미술 <거인의 꿈>이 놓여, 전시회 부제 ‘푸른 작업복의 노래’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게 된다. 윤은숙 작가의 회화 <우연한 밭에>는 세상과 노동자가 서로 대면하고 하나가 되는 모습을 표현했고, 이원석 작가의 2m 높이 조소 작품 <오늘도>는 아침 출근길 모습 속에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냈다.
울산에서 노동미술 전시는 2017년 ‘민중미술 32년’전을 시작으로 올해로 세 번째 열린다. 지난해까지 주로 부산·울산·경남지역 작가들이 참여했는데, 올해 수도권과 호남·제주지역에서도 참여하게 됐다. 울산노동역사관 1987과 울산민족미술인협회를 중심으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와 현대중공업지부,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의 울산사람들 등이 전시회 주관을 함께 맡았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울산민예총, 울산문화재단, 울산시, 북구 등이 후원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개전식은 2일 저녁 6시에 열린다.
배문석 울산노동역사관 사무국장은 “울산은 1962년 국가공단이 들어선 이후 전국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이주해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도시요, 1987년 6월 민주항쟁 직후 7·8·9월 노동자대투쟁의 시작점이었다. ‘노동운동의 메카’란 별칭이 붙을 만큼 풍성한 노동자예술을 꽃피웠는데, 이번에 30년 넘게 노동미술 분야에서 한 길을 걸어온 성효숙·박은태·박영균 등 전국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참가하는 뜻깊은 자리”라고 설명했다. (052)283-1987.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사진 울산노동역사관 1987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