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자사고 재지정에서 탈락한 부산 해운대고등학교. 연합뉴스
전주 상산고등학교와 경기 안산 동산고에 이어 부산의 해운대고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했다.
부산시교육청은 27일 “해운대고의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 평가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심의한 결과, 기준점수인 70점에 미달해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해운대고는 지난 3월 학교 자체 평가 보고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했고, 시교육청은 4월 서면평가와 학교만족도 조사, 현장평가를 진행했다.
시교육청의 말을 들어보면, 해운대고는 이번 평가에서 54.5점을 받았다. 학교운영, 교육과정 운영, 교원 전문성, 재정 및 시설여건, 학교만족도, 교육청 재량평가 등 6개 평가 영역 가운데 4개 영역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해운대고는 기간제 교원 비율이 53%로 일반고 기간제 교원 적정 비율 권고 기준 15%에 견줘 3곱절이나 높았고, 2014년 시교육청 종합·특별감사에서도 지적을 많이 받아 평가 점수가 낮았다. 재정 및 시설여건 부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해운대고는 또 2018년 일반전형 192명 모집에 184명이 지원했고, 2019년에도 일반전형 192명 모집에 157명이 지원해 2년 연속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 초 해운대고를 상대로 청문을 열어 결과에 따라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해운대고는 2020학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일반고로 전환되면 내년 신입생은 일반고 교과과정을 배운다. 2~3학년(현 1~2학년)은 현재와 같은 교과과정을 밟는다. 정부와 시교육청은 해운대고에 인건비 등 재정지원을 한다. 천정숙 교육지원과장은 “일반고로 전환되면 티에프팀을 구성해 행정·재정적으로 적극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고 관계자는 “매우 유감이다. 지금도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학생들, 학부모들, 동문이 결과에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 고교체제 개편이라는 강력한 정부정책에 단위학교가 대응하기 역부족이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 학교는 학부모, 학생, 동문과 소통하면서 학교 안정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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