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경북 영주시 동양대 대학본부 건물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조국(54) 법무부 장관 딸(28)의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동양대가 9일 아무것도 밝혀낸 게 없다는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3일부터 언론을 통해 꾸준히 표창장 위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최성해(66) 동양대 총장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표창장 위조 의혹을 제기한 최 총장은 되려 자신이 허위학력 논란에 휩싸였다.
동양대 진상조사단(단장 권광선 경영학과 교수)은 9일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에 대한 사살관계 파악을 위해 당시 생성된 자료를 수집,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서류들은 이미 검찰로 이관된 상태이고, 당시 근무했던 교직원도 지금은 퇴직한 상태여서 사실적 물리적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순차적으로 자료의 발굴 및 관계인에 대한 면담을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지금까지 밝혀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동양대는 지난 4일 최 총장의 지시로 진상조사단을 꾸려 지금까지 조사했다. 진상조사단은 동양대 교수 3명과 행정직원 2명 등 내부인사 5명으로만 구성됐다. 김태운 동양대 부총장은 지난 5일 동양대 대학본부 행정지원처장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총장님의 말씀은 다 맞다. 총장님을 믿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의 아내 정아무개(57)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딸에게 주려고 총장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최 총장은 최근 자신이 허위학력을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최 총장은 그동안 ’워싱턴침례신학대(Baptist College & Seminary of Washington) 신학사·교육학석사·교육학박사 학위‘로 자신의 학력을 소개해 왔다. 그는 그동안 동양대 졸업장과 표창장에도 자신의 이름 앞에 ’교육학 박사‘라고 표기했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지난 8일 <연합뉴스>에 “워싱턴침례신학대에 3학년으로 편입해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단국대에서 교육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며 허위학력을 사용한 것을 사실상 인정했다. <한겨레>는 이날 최 총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최 총장은 동양대(학교법인 현암학원)를 설립한 고 최현우(1927~2013)씨의 맏아들이다. 최 총장은 동양대의 전신인 동양공과대학이 개교한 1994년부터 아버지에게 대학을 물려받아 25년째 총장을 지내고 있다. 최 총장은 한국시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등도 맡았다. 그는 2006년 3월31일부터 지금까지 한국교회언론회 이사장을 하고 있다.
최 총장은 매우 보수적인 사고를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2년 1월10일 <조갑제닷컴>에 ‘대학교 현직총장, 종북 교사·교수들에게 묻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그는 이 글에서 ‘일부 교사와 교수들이, 북한 정권이 정통성을 가졌고 한국전쟁도 대한민국이 도발한 것처럼 가르치다 보니 종북·친북이 마치 지성인양 판을 치는 것이다’, ‘이른바 종북 진보좌파 교사나 교수들은 스스로 물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
하지만 최 총장은 제18대 대통령 선거(2012년 12월)를 전후해 진보성향 교수들을 동양대에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조 장관의 아내 정 교수는 2011년, 진중권(56) 교수는 2012년 동양대에 왔다. 그는 유시민(60)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동양대에 데려오려고 했다고 한다. 최 총장은 2012년 11월23일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을 한 인물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지만 이후 이를 부인했다. 지난달 23일 최 총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한국교회언론회는 ‘조국 후보자님, 조국을 위해서, 조국하시죠’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어 당시 조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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