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울산 북구 염포부두에 정박해 있던 석유화학운반선 2척에서 불이 나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울산해양경찰서 제공
28일 오전 10시51분께 울산 북구 염포부두에 정박해 있던 2만5881t급 케이먼 아일랜드 국적 석유화학운반선 스톨트 그론랜드호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배에서 난 불은 옆에 있던 싱가포르 국적 6만583t급 석유화학운반선 바우 달리언호로도 옮겨붙었다.
사고 당시 처음 불이 난 스톨트 그론랜드호에는 선장을 비롯한 외국인 선원 25명(러시아안 10명, 필리핀인 15명), 불이 옮겨붙은 바우 달리언호에는 외국인 선원 21명(필리핀인 15명, 인도인 5명, 미얀마인 1명)이 타고 있었는데 모두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또 이 사고로 외국인 선원 3명과 내국인 하역 노동자 9명 등 모두 12명이 화상을 입는 등 다쳤으며 이 가운데 내국인 하역 노동자 1명이 중상으로 파악됐다.
이날 두 선박이 불이 난 지점이 울산 동구와 남구를 잇는 울산대교와 가까운데다 폭발과 함께 높은 불기둥과 검은 연기가 일대 상공으로 치솟자 경찰은 울산대교의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사고 현장에서 500m 이상 주민들을 격리 조처했다. 해경은 사고 선박들을 제외한 주변의 다른 선박들을 모두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해경과 울산소방본부는 각각 해상과 육지에서 계속 화재 진압과 함께 사고 수습 작업을 펴고 있다. 울산소방본부는 선박 내부에서 거센 불길과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자 인근 소방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해경도 해상에서 소방정 등을 동원해 화재 진압에 나서 오후 4시30분께 큰 불이 잡힌 것으로 보고 있다. 스톨트 그론랜드는 사고 뒤 왼쪽으로 10~15도 가량 기울어졌다. 이 배는 지난 24일 일본 고베에서 출항해 26일 울산항에 들어왔으며 탱크 34기 중 28기에 석유화학 제품을 적재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스톨트 그론랜드호의 탱크 1기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화재 진압이 끝나는대로 사고 해역의 오염 방제작업과 함께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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