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아침 경남 김해시 한 초등학교에서 방화 셔터가 잘못 내려오는 바람에 등교하던 이 학교 2학년 학생이 셔터에 깔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이날 경찰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 학교에는 자동으로 작동하는 방화 셔터 12개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당직실의 방화 셔터 계기판은 항상 파란불이 켜져 있어야 하는데, 가끔 고장 표시인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아침에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셔터 계기판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인을 찾을 수 없었던 담당 직원은 아침 8시40분께 계기판을 자동에서 수동으로 전환했고, 이 순간 방화 셔터 12개가 동시에 내려갔다.
당시 이 학교 2학년생 1명이 2층 교실로 가기 위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걷고 있었다. 이 학생은 2층 방화 셔터가 내려오는 것을 봤으나, 지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셔터 아래로 통과하려고 했다. 그러나 등에 멘 가방이 셔터에 걸리면서 통과하지 못했고, 셔터는 계속 내려와 결국 학생의 목 부근을 눌렀다.
학교 건물 앞에서 학생들과 인사하는 ‘아침맞이 행사’를 하고 있던 교사들은 사고 사실을 전해 듣고 달려가 깔린 학생을 구조했으나, 학생은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이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한 뒤, 학생을 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학생은 낮 12시 현재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목격자와 학교 시설관리 담당자 등을 상대로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시설 점검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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