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흉기를 휘두르며 패싸움을 벌여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지난 22일 밤 11시30분께 경남 사천시 사천읍의 한 다가구주택에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ㄱ(41), ㄴ(30), ㄷ(25)씨가 찾아갔다. 이들은 이곳에 사는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ㄹ(42), ㅁ(30)씨에게 지난 19일 폭행 당한 것을 따질 목적이었다.
하지만 집 안에서 또다시 싸움이 벌어졌고, ㄹ씨와 ㅁ씨가 흉기를 휘둘렀다. 이 바람에 ㄱ씨가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고, ㄴ씨와 ㄷ씨 역시 흉기에 찔려 다쳤다. 당시 집 안에는 또다른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3명이 더 있었으나, 싸움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직후, 가해자 등 집 안에 있었던 5명은 모두 달아났다. 피해자들은 또다른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2명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이들은 승용차를 몰고 진주경상대병원으로 가다가 차량 접촉사고를 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ㄱ씨를 발견해서 병원으로 긴급후송했으나, ㄱ씨는 이미 숨진 이후였다.
경남 사천경찰서는 23일 아침 8시께 사천의 한 모텔에 투숙해서 숨어있던 가해자 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 가해자들은 이미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이 사건에 관련된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10명 중 대부분은 정해진 직장 없이 사천에 거주하는 미등록 외국인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