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철 대구 동구청장(사진)이 공무원들에게 밤까지 업무계획 보고를 다시 받아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29일 동구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배 구청장은 지난 8일, 10일, 11일, 14일 나흘 동안 부서별로 내년 업무계획 보고를 받았다. 그런데 배 구청장은 이후 공무원들에게 업무계획 보고를 다시 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28일 오후 2시부터 다시 업무계획 보고가 시작돼 밤 9시40분까지 이어졌다. 저녁식사를 할 시간도 없었다. 동구 관계자는 “배 구청장이 업무계획 보고가 미비하다며 종합적으로 다시 업무계획 보고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올해 대구의 다른 기초자치단체들 중에서 업무계획 보고를 다시 하거나 밤까지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류구하 중구청장은 6일 동안, 김대권 수성구청장·이태훈 달서구청장·김문오 달성군수는 5일 동안 업무계획 보고를 받았다. 또 조재구 남구청장·배광식 북구청장은 3일 동안, 류한국 서구청장은 2일 동안만 업무계획 보고를 받고 끝냈다. 모두 근무시간 중에 시작해 끝났다.
6급 이하 공무원들이 가입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경북지역본부 동구지부(지부장 조창현)는 29일 성명을 내어 배 구청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업무계획 보고는 저녁식사도 없이 계속됐고 밤 9시40분에 끝났다. 그때까지 청사는 대낮처럼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었고 수백명의 공무원들은 퇴근도 하지 못하고 대기상태에 있었다. 근무시간 안에 업무계획 보고가 끝나지 않았다면 중단하고 다음날 이어서 하면 될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대구 동구와 노조가 체결한 2019년도 단체협약서 제18조(근무시간 준수 등) 제3항에는 ‘기관의 업무 관련 회의 등은 근무시간 내에 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배 청장은 “업무계획 보고를 부서별로 한 번 했는데 전체적으로 핵심만 추려 다시 한 번 했다. 원래 밤까지 할 계획이 없었는데 시간이 길어졌다. 간부 공무원들에게 내일 다시 이어서 할지를 물었는데 ‘오늘 끝내자’는 의견이 많아 계속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업무계획 보고는 국장(4급)과 과장(5급)이 하라고 했는데도 계장(6급)들이 뒤에 서있었다”고 했다. 대구시 공무원 출신인 배 구청장은 지난해 6월 제7회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공천을 받아 처음 구청장에 당선됐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