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 장례미사 엄수

“프란치스코 교황 애도 메시지 감동”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될 예정

31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어머니 고 강한옥 여사의 운구차가 장지로 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어머니 강한옥 여사의 장례식이 부산 남천성당에서 엄수됐다.

31일 오전 수영구에 있는 남천성당 앞은 고인을 애도하기 위한 성도들과 시민,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조문을 받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전날까지 가족과 야당 대표 등 일부만 출입했지만, 이날에는 천주교 성도들도 장례미사를 참석할 수 있었다. 천주교 성도들은 장례미사에 참석하려고 성당 들머리에서 줄을 섰다.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은 장례미사에 참석하는 성도들을 한명씩 확인한 뒤 성당으로 들여보냈다. 권아무개(69)씨는 “독실한 성도였던 고인을 추모하려고 장례미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장례미사에 참석하고 싶다며 무작정 안으로 들어가려다 경호처 직원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오전 9시48분께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호철 전 수석이 이곳에 도착했고, 1분 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성당으로 들어갔다. 이어 오거돈 부산시장과 문희상 국회의장,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속속 도착했다. 문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으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도 성당을 찾았다.

오전 11시14분 장례미사가 끝난 뒤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고인의 영정을 들고 운구차에 탔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주위에 인사하며 고마움을 전한 뒤 차에 탔다. 이어 운구차를 비롯한 장례 차량은 남천성당을 빠져나갔다. 장례미사에 참석한 100여명이 성당 앞으로 나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오 시장은 “많은 분이 조문을 하지 못했지만 마음은 같을 것으로 본다. 고인께서 좋은 곳으로 편안하게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례미사에 참석한 70대 성도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애도 메시지를 보냈다. ‘시대의 아픔을 온몸에 짊어진 데레사(강한옥 여사의 세례명)님이 가셨다. 어머님에게 존경과 위로를 표한다’고 했다. 감동이었다”고 전했다.

고인은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곳은 1978년 별세한 문 대통령의 아버지가 안장된 곳이다. 청와대는 가족장으로 조용하게 장례를 치르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이후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