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로 뽑는 첫 고성읍장에 누가 될 것인지 경남 고성군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남 고성군은 3일 “주민의 군정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주민자치를 강화하기 위해, 주민대표단이 투표로 고성읍장을 선출해서 임명권자인 군수에게 추천하는 ‘고성읍장 주민추천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경남 고성군은 고성읍과 13개 면으로 이뤄져 있는데, 10월 말 현재 전체 인구 5만2433명 가운데 48%인 2만4989명이 고성읍에 산다. 고성읍장은 고성군정의 사실상 절반을 책임지는 중요한 직책이다. 세종시, 경북 울주군 등 일부 지자체도 주민투표로 읍·면·동장을 뽑지만, 고성읍장만큼 비중이 크지는 않다.
고성읍장 주민투표는 오는 12일 오후 2시 고성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고성군은 고성읍장을 뽑을 ‘고성읍장 주민추천 대표인단’ 200명을 모집했으며, 4일까지 자격을 갖춘 공무원을 대상으로 고성읍장 지원신청도 받고 있다.
고성읍장 지원자격은 직렬과 상관없이 직렬별 5급 승진후보자 명부 7순위까지이다. 6급 승진 이후 3년6개월이 지나면 5급 승진후보자 명부에 등재되고, 고성군의 직렬은 행정·세무·전산·공업 등 10여개에 이른다. 따라서 고성읍장 지원자격을 갖춘 고성군 직원은 100명에 가깝다. 고성군은 지원자가 8명 이상이면, 7명까지만 추려서 후보를 정할 방침이다.
주민대표는 만19살 이살 고성읍 주민 200명이다. 주민대표 모집에 1950명이 신청해, 고성군은 추첨으로 결정했다. 고성군은 우선 만19~39살 청년을 20%(40명) 배정했고, 나머지 160명을 40살 이상 남녀 각 80명씩 뽑았다. 청년을 우선 배정한 것은 고성군이 65살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9%에 이르는 초고령사회이기 때문이다. 고성군은 사전선거운동 등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주민대표 선정 결과를 비밀에 부치다가, 투표 이틀 전인 오는 10일 주민대표 당사자에게 알려줄 계획이다.
투표는 휴대전화로 한다. 주민대표단은 고성군 실내체육관에서 후보들의 공약발표를 듣고 질의응답한 뒤, 그 자리에서 지지후보에게 투표한다. 득표순위는 현장에서 공개된다. 고성군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주민대표단 추천을 받은 후보를 심의한다. 최종결과는 오는 26일 나오는데, 인사위원회 심의에서 결격사유가 발견되지 않으면 1위 득표자가 고성읍장으로 결정된다. 고성읍장 임기는 2년이며, 내년 1월1일 5급 승진과 동시에 시작된다.
고성군은 고성읍장 지원자가 많을 때 후보를 7명으로 추리는 방법, 투표결과 동점 득표자가 나왔을 때 순위를 결정하는 방법 등 주민투표 전까지 이 제도의 미비점을 찾아 보완할 계획이다. 고성군은 고성읍장 주민추천제의 효과가 확인되면, 내년에는 면장 주민추천제로 확대할 방침이다.
고성군 행정과 담당자는 “현재 7~8명이 고성읍장에 도전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예전에는 퇴직을 1~2년 앞둔 5급 공무원이 고성읍장을 맡았으나, 앞으로는 젊은 공무원이 5급 승진과 동시에 고성읍장을 맡으면서 보다 역동적으로 고성읍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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