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는 16일 부산 강서구 부산경마공원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마사회를 규탄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제공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부산경마공원) 문아무개(41) 기수가 조교사 개업 비리 의혹 등을 폭로하고 숨졌으나, 한국마사회가 문 기수의 죽음으로 휴장했던 경마를 다시 치르기로 해 유족과 노조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는 16일 부산 강서구 부산경마공원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기수의 죽음으로 취소된 경마를 대체하는 보전 경마를 마사회가 열기로 결정했다. 마사회는 유족을 우롱하지 말고, 보전 경마를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마사회는 문 기수의 사망 당일인 지난달 29일 예정된 경마를 진행하지 않고 휴장했다. 그러나 휴장할 예정이던 20일 ‘부경 보전 경마’를 시행하겠다고 지난 11일 누리집에 공지했다. 문 기수의 죽음으로 진행하지 않았던 경마를 휴장일인 20일에 열겠다는 것이다.
유족과 노조는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과 사죄,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마사회는 경주 손실을 보지 않으려고 보전 경마를 시행하기로 했다. 돈에 눈이 멀어 유족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마사회의 보전 경마 결정에 분노하고 있다.
이성권 전국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 조직국장은 “휴장일에 경마를 하는 것은 시간 외 근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노조와의 단체협약 합의 사항이다. 마필관리사 등 노동권 침해 가능성도 있다. 당장 보전 경마 결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마사회는 “휴장기인 20일 보전 경마를 시행하려고 했지만, 문 기수 유족 등의 입장을 적극 반영해 보전 경마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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