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건설을 반대했던 밀양 할매의 그림 전시회 알림글. 밀양할매 그림 전시회 부울경 기획단 제공
송전탑 건설을 반대했던 경남 ‘밀양 할매’의 그림 전시회가 부산에서 열린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등 부산·울산·경남의 60여개 시민단체는 8일부터 14일까지 부산시민공원 백산홀에서 밀양 할매들의 그림 전시회 ‘송전탑 뽑아줄티, 소나무야 자라거라’를 연다. 밀양 할매는 10년 넘게 밀양 송전탑 반대 운동을 벌인 주민들을 상징하는 말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들의 바람과 목소리를 담아 마련됐다. 전시회에는 밀양 할매들이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을 함께한 주민들의 얼굴이나 자연 풍경, 건설을 반대했던 송전탑 등을 그린 그림 80여점이 선보인다. 또 여전히 송전탑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한 것이다.
밀양 할매 그림 전시회 부울경 기획단은 “2017년 여름과 2018년 겨울, 밀양의 여러 마을에서 밀양 할매를 만났다. 송전탑과 핵발전소로 고통받는 밀양 할매들이었다. 점점 이들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지고 있다. 시민들이 밀양 할매의 목소리를 들어주기를 바란다. 이 과정에서 밀양 할매들이 그림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의 ‘신고리 원전-북경남변전소 765㎸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지난 2008년 시작됐다. 신고리핵발전소 3·4호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경남 창녕군 북경남변전소로 수송하기 위해 경남 밀양, 청도 등에 송전선로를 놓는 공사였다. 밀양 주민들은 전자파 악영향 등을 이유로 건설을 반대했다. 2014년 6월11일 경찰은 국책사업 원활한 추진 명목으로 송전탑 반대 주민을 진압했다. 결국 송전탑 공사는 진행됐고, 현재 밀양시 5개 면에 송전탑이 들어섰다. 반대 주민은 송전탑 철거를 넘어 탈핵을 주장하고 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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