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부산대 총장임용후보자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차정인 부산대 교수. 부산대 제공
21대 부산대 총장임용후보자를 뽑는 선거에서 차정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위를 차지했다. 학생들이 불참한 가운데 선거가 치러지면서 정당성 논란도 계속될 전망이다.
부산대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는 4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장전동캠퍼스 안 경암체육관에서 임기 4년의 21대 총장임용후보자를 뽑는 선거에서 차 교수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선거인은 정규직 교수 전체 1189명과 직원 493명, 조교 198명 등 1880명이었다. 투표권은 이들 모두에게 부여했으나 실질 투표 반영비율은 정규직 교수 85.5%, 직원 11.2%, 조교 3.3%였다. 정규직 교수 100%를 기준으로 했을 때 직원은 13.1%, 조교는 3.9% 비율이었다.
현장 투표와 온라인 투표를 통해 1627명(투표율 86.5%)이 투표에 참여했다. 1차 투표에서 7명의 후보자 가운데 차 교수가 1위를 했으나 실질 투표 반영비율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절반을 넘은 후보자가 없어서 2차 투표를 했다.
1차 투표에서 1~3위를 차지한 3명이 겨룬 2차 투표에서 차 교수가 실질 투표 반영비율을 기준으로 했을 때 53.67%를 얻어 1순위 후보가 됐다. 2차 투표에서 28.63%를 얻은 최병호 경제학부 교수가 2순위 후보가 됐다.
차 교수는 1979년 부산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검사와 변호사를 거쳐 2006년부터 부산대 법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법학전문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부산대 대학본부가 교육부의 압력에 굴복해 직선 총장을 포기하려고 하자 교수회 부회장을 맡으며 동료와 본관 앞에서 농성을 했다. 농성 과정에서 고현철 국문학과 교수가 직선 총장 사수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 부산대 총장 선거는 학생 투표권 비율로 관심을 끌었다. 학생들은 전체 투표권의 3분의 1이상을 요구했지만 정규직 교수들은 투표를 벌여 교수 82.6%, 조교와 학생 각 3.2~3.3%, 직원 10.8%로 결정했다.
이에 부산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17일 총학생회장과 단과대 학생회장, 과 학생회장 등이 참여하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참석 대의원 81명 가운데 75명(92.6%)의 찬성으로 투표 참여 거부를 결정했다.
국공립대 총장은 각 대학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가 교육부에 후보 2명을 추천하면 교육부는 적격심사를 벌여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직선 총장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부산대는 2015년 직선 총장을 선출했다. 같은해 고현철 국문학과 교수가 직선 총장 사수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이 총장을 임명하는 서울시립대를 뺀 전국 4년제 국공립대학 40곳 가운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직선 총장은 부산대가 유일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직선 총장은 지난해 12월 기준 25명이다.
부산/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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