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울산 울주군 청량읍 동천리 미나리꽝에서 발견된 장다리물떼새 한 쌍. 울산시 제공
울산 울주군에서 희귀 여름철새 '장다리물떼새'가 잇따라 발견됐다.
울산시는 여름철새를 비롯한 멸종위기 및 시 보호 야생동물 모니터링 과정에서 지난 2일과 3일 울주군 청량읍 동천리 미나리꽝과 온산읍 강양리 무논에서 잇따라 장다리물떼새의 활동 장면을 포착해 카메라에 담았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장다리물떼새는 동천리 미나리꽝에서 암수 두쌍, 강양리 무논에서 암수 한쌍 등 모두 6마리다. 이들은 암수가 함께 사이좋게 걸어 다니며 개구리·올챙이·소금쟁이·지렁이 등을 사냥하다가 수컷이 암컷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짝짓기를 하고 부리를 맞대며 인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장다리물떼새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관심 대상’ 조류의 하나다. 1990년대까지 동남아시아에서 올라오는 나그네새로 알려졌다가 1996년 천수만에서 30마리 이상 관찰되고 이듬해 천수만에서 처음 둥지가 발견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번식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올해는 제주 서귀포, 대전 장남평야, 경남 남해·창원·함양 등지에서도 서식 장면이 관찰됐다.
장다리물떼새는 이름 그대로 다리 길이가 25㎝ 정도로 전체 몸길이의 60%를 차지할 만큼 가늘고 길다. 부리는 검고 몸통은 검은색과 흰색이 위아래로 대비된다.
울산시 환경생태과 담당자는 “이전에도 장다리물떼새가 더러 발견됐지만 이번에는 단순 방문보다 번식지로 선택한 듯이 보여 그만큼 지역 생태환경이 많이 나아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장다리물떼새 외에도 꼬마물떼새, 흰눈썹황금새, 물총새, 꾀꼬리 등 다양한 여름철새들이 관찰돼, 울산의 하천과 주변 환경이 철새들의 서식에 적합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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