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일 부산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조현철 부산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오 전 부산시장의 영장실질심사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조 부장판사는 “증거가 모두 확보되고 피의자가 범행 내용을 인정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제반사항을 종합하면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오 전 시장 쪽은 영장실질심사에서 “납득할 수 없는 범행을 저질러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스스로 용서가 되지 않는다. (범행은) 고의적이지도 계획적이지도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초 부산시청 시장 집무실에 여성 직원을 불러 강제로 신체를 접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했다. 부산경찰청은 전담팀을 꾸린 뒤 여러 시민단체와 미래통합당 등이 고발한 7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은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사건 당일 시장 집무실 안팎 상황을 파악한 뒤 지난달 22일 오 전 시장을 비공개로 소환해 14시간가량 조사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형량이 높은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오 전 시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도 별다른 보강수사 지시 없이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법원에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한 뒤 법정으로 들어섰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