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해경 구조대가 7일 새벽 경남 통영시 한산면 홍도 인근 해상 동굴에서 잠수부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해상 동굴에 갇힌 잠수부 2명을 구조하려던 해양경찰관이 탈진 상태에서 높은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경남 통영해양경찰서는 “7일 새벽 경남 통영시 한산면 홍도 인근 해상 동굴에서 잠수부 구조작업을 펼치던 정아무개(34) 순경이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아침 8시30분께 잠수동호회 회원 10여명이 통영시 용남면 원평항에서 연안자망 어선 ㄱ호를 타고 홍도 인근 해상으로 나가서 잠수 활동을 하고, 이날 오후 2시께 돌아가기 위해 ㄱ호에 다시 모였다. 그러나 동료 잠수부인 ㄴ(41)씨와 ㄷ(31)씨가 보이지 않자, 통영해경에 실종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통영해경 구조대는 2~2.5m의 높은 파도 때문에 길이 20여m의 해상 동굴 안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했다.
정 순경 등 구조대원 3명은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해 오후 4시30분께 동굴 안으로 들어가 구조 밧줄까지 설치했으나, 무리하게 빠져나오려고 하면 높은 파도 때문에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동굴 안에서 함께 머무르며 파도가 잔잔해지는 밤까지 기다렸다가 빠져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7일 새벽 1시50분께 잠수부 2명과 구조대원 2명은 동굴에서 무사히 빠져나왔으나, 탈진 상태였던 정 순경은 동굴 안으로 들이닥친 거센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동굴에 갇혔던 잠수부 2명은 7일 새벽 2시30분께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경은 실종된 정 순경을 찾기 위해 경비함정 15척을 동원했으며, 어선안전조업국을 통해 홍도 인근에서 조업하는 어선들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 순경은 이날 오전 10시40분께 동굴 입구 부근 바닷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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