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3가 228번지 동인시영아파트에서 철거 공사가 한창이다.
대구시 첫 아파트가 5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5일 찾은 대구 중구 동인동의 동인시영아파트 단지에서는 철거 공사가 한창이었다. 3m 높이의 공사 가림막이 50년을 넘긴 아파트 단지를 둘러쌌다. 화단에는 철제 창틀과 유리 조각 등이 떨어져 있었다. 여느 철거 현장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지만 외벽에 걸린 펼침막은 한때 이 아파트가 남달랐던 곳이었음을 알리고 있었다. ‘대구광역시 최초 1호 아파트 동인시영아파트’.
대구에서 처음 지어진 이 아파트는 지난 1일부터 철거 공사를 시작했다. 아파트는 올해를 넘기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아파트와 함께 51년 세월을 견딘 은행나무는 아파트보다 키가 더 컸다.
동인시영아파트는 1969년 대구 중구 동인동3가 228번지(면적 9149.90㎡)에 지어졌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던 해였다. 5개 동에 4층밖에 되지 않는 규모였다. 이 단지 272가구 주민들은 모두 방 2칸에 욕실 1개가 있는 전용면적 33.62㎡(10평) 공간에서 살았다. 초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지금이야 초라하기 그지없지만, 아파트라는 주거 개념조차 생소했던 당시엔 최신식 아파트였다. 더구나 재래식 화장실이 대부분이던 때 양변기를 갖추고 나선형의 복도 계단이 있던 아파트는 뭇 사람의 부러움을 샀다.
아파트 주민들은 2017년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을 꾸렸고, 지난 4월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았다. 4층짜리 아파트와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있던 자리에는 5개 동, 지하 2층~지상 21층 새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373가구 가운데 101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분양된다.
글·사진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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