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우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이 30일 경남의 코로나19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이들을 치료할 병상이 부족해지는 상황에 대비한 ‘경남권 생활치료센터’가 문을 열었다. 확진자 발생 추세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당장 다음달 3일부터 경남에서 병상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30일 “경남 사천시 곤양면에 있는 ‘케이비(KB)손해보험 인재니움 사천연수원’에 경남권 제1호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해 이날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마산의료원에 입원한 무증상·경증 코로나19 환자 30명을 우선 선발해 다음달 2일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할 계획이다. 1차 이송대상 30명은 음압구급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외부 접촉이 완전히 차단된다. 이들은 이송 이후에도 완쾌 판정을 받고 퇴원할 때까지 배정된 객실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경남도는 환자 상태와 병상 운영상황 등을 고려해 마산의료원의 무증상·경증 환자를 추가로 이송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천연수원의 1인용 객실 170개를 준비했다.
경남도는 경남소방본부, 경남지방경찰청, 육군39사단 등 협조를 받아 63명의 생활치료센터 운영진을 꾸렸다. 이들은 사천연수원의 2~8인용 객실을 이용하며, 생활치료센터에 상주한다. 의료진은 감염내과 전문의 1명, 공중보건의 2명, 간호사 8명, 방사선사 1명 등 12명으로 이뤄졌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근처 진주경상대병원 의료진이 투입된다. 환자와 외부인의 접촉을 막기 위한 외곽경비는 경찰 27명이 맡는다. 육군39사단 사병들은 환자들에게 식사와 생필품을 공급한다.
30일 오후 1시 기준 경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23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이 숨졌고, 224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경남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병상 298개가 준비돼 있다. 현재 224명이 입원해 있어, 남은 병상은 74개이다. 23일부터 29일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 경남의 코로나19 추가 확진자는 147명으로 하루 평균 21명 발생했다. 따라서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다음달 3일부터 병상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경남도가 생활치료센터를 서둘러 마련한 이유이다.
신종우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은 “부산시와 경남권 생활치료센터를 공동운영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면, 경남권 제2호 생활치료센터를 부산에 마련하는 것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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