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트위터 갈무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마지막 해고 노동자’ 김진숙(60)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복직투쟁을 위한 도보 행진에 나섰다.
김 지도위원은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앓는 것도 사치라 다시 길 위에 섰다. 연말까지 기다렸지만 답이 없어 청와대까지 가보려 한다. 복직 없이 정년 없다”고 적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의 올바른 제정을 요구하며 싸우는 유가족들. 산업은행이 투기자본을 (한진중공업)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다시 고용위기에 빠진 한진 노동자들. 도처에 비명 가득한 무책임의 시대”라고 썼다. 트위터에는 ‘해고 없는 세상’이라고 적힌 작은 깃발과 ‘한진중공업 고용안정 없는 매각 반대’라는 손팻말을 든 자신의 사진도 올라와 있다.
김 지도위원은 이날 오전 11시께 경남 양산시 동면의 부산도시철도 호포역에서 출발했다. 차해도 전 금속노조 한진중지회장과 황이라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미조직부장이 암을 앓고 있는 김 지도위원과 함께하고 있다. 그는 주위의 만류에도 자신의 복직을 위해 단식농성을 하는 동지들을 보고 더는 기다릴 수 없어 길을 나섰다고 한다.
이달 말 정년을 맞는 김 지도위원은 1987년 2월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안내글을 배포했다가 그해 7월 해고됐다. 그는 2011년 1월부터 11월까지 309일 동안 한진중의 구조조정에 맞서 영도조선소 안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그해 전국에서 1만여명이 1~6차에 걸쳐 희망버스를 타고 와 응원했다.
부산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6월부터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9일엔 그의 복직을 촉구하는 희망차량 420여대가 9년 만에 부산 영도를 방문했다. 21일부터는 청와대 앞에서 오체투지, 삼보일배, 촛불집회 등 김 지도위원 복직을 촉구하는 노동·시민단체의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한진중 관계자는 “회사는 김진숙씨의 명예로운 복직을 위해 양보와 열린 자세로 최선을 다해 협의해왔다. 하지만 노조 쪽에서 지급의무 없는 퇴직금 등을 요구하고 있어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있지도 않은 금액 문제를 흘리고, 공식협상은 거부하면서 노조의 문제로 김 지도위원 복직이 걸림돌에 걸린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흐리고 있다. 사 쪽은 성실한 태도로 교섭에 나서라”고 되받았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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