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비위·기행에 제명된 민부기 구의원은 의회에 돌아올까?

공무원에게 호통치며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하기, 업자에게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 공짜로 환기창 설치하도록 하기, 의무보험 미가입 승용차 몰기….

이런 비위와 기행을 일삼다가 의회에서 제명된 민부기(50·사진) 전 대구 서구의원이 다시 의회에 돌아갈 가능성이 작아졌다. 형사재판에서 잇따라 당선무효형이 선고된 데 이어, 그가 낸 제명의결처분 집행정지 신청도 기각됐다.

대구지방법원 행정2부(재판장 장래아)는 지난 17일 민 전 구의원이 서구의회를 상대로 낸 제명의결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청인이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그 효력을 정지할 긴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며 이렇게 결정했다.

앞서 서구의회는 지난해 12월7일 민 전 구의원을 제명했다. 하지만 민 전 구의원은 이에 반발해 지난달 8일 법원에 제명의결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이어 지난달 12일에는 “제명의결처분 무효확인 소송 확정 때까지 그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도 냈다.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된 만큼, 민 전 구의원은 의원직을 잃은 상태로 행정소송 결과를 기다려야 하게 됐다.

민 전 구의원은 형사재판에도 넘겨져 1심과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민 전 구의원은 지난해 7월24일 공직선거법, 개인정보 보호법,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위반과 모욕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9년 8~9월 업자를 시켜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공짜로 시가 1200만원 상당의 환기창을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9년 7~8월 의무보험 미가입 승용차를 몰고 다닌 혐의도 있다. 그는 기자들이 자신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쓰자 페이스북에 기자 신상정보를 올리고, “기레기”며 비난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인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상윤)는 지난해 11월20일 민 전 구의원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에 벌금 500만원, 나머지 혐의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민 전 구의원은 항소했지만, 대구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연우)는 지난달 28일 항소를 기각했다. 민 전 구의원은 상고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민 전 구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공무원에게 호통치며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하다가 공무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공무원노동조합은 2019년 10월 민 전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그해 10월21일 공무원노조에 자필 사과문까지 제출했지만 이후에도 그의 기행은 이어졌다. 그는 현재 “언론개혁,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2017년 제7회 지방선거 때 그를 공천했던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도 지난해 6월2일 그를 제명한 바 있다.

김일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