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에서 지하 송유관 원유 누출사고가 나자 울산해경이 6겹으로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기름이 해상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다. 울산해양경찰서 제공
4일 오후 6시23분께 울산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지하 송유관에서 원유 누출사고가 발생해 해경과 소방당국이 긴급 방제작업에 나섰다.
이날 사고는 에쓰오일의 해상 원유 하역시설(부이)에서 육상 저장탱크까지 원유를 이송할 수 있도록 송유 압력을 높이는 가압용 펌프 부근에 매설된 지름 42인치 송유관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손상돼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나자 "심한 기름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고, 에쓰오일 쪽은 송유관 밸브를 잠가 추가 원유 누출을 막았다.
온산소방서, 울산해양경찰서, 에쓰오일 자체 소방대 등은 원유 누출에 따른 유증기를 제거하는 거품(폼)을 뿌리고 기름을 빨아들이는 진공차를 동원해 원유를 회수하는 등 5일까지 밤새워 긴급 방제작업을 벌였다. 또 새어 나온 원유가 해안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사고 현장 주변에 모래로 둑을 쌓고, 인근 하천에 오일펜스를 설치했다.
소방당국은 유출된 원유량을 약 8000ℓ 정도로 파악했다. 해경은 5일 아침 7시께 드론과 경비함정을 이용해 항공·해상 순찰을 펴 온산읍 이진항 바깥 해상으로 원유가 유출되거나 주변 어장에 피해를 끼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해경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방제정과 민간 방제선을 이진항에 대기시켰다.
울산해경은 “우수관로를 통해 일부 기름이 인근 이진항으로 유출돼, 소방서, 지자체, 에쓰오일 등과 합동 대응하고 있다. 우수배관 유출구 2곳을 완전히 봉쇄하고 하부의 저장용기로 기름을 회수하고 있으며, 오일펜스를 6겹으로 설치해 기름이 해상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과 소방당국은 방제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과 누출 지점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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