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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전신주에서…하루 한 명꼴로 노동자가 떨어진다

등록 2021-04-07 10:11수정 2021-04-08 02:00

펼침막 달다가, 페인트칠 하다가...
낡은 밧줄이 끊어져 목숨 잃기도
노동자 사망사고 중 추락사 ‘최다’
“영세업체 안전교육 제대로 안돼
지도 감독 강화, 법률 개정 필요”
119구급대원들이 지난 6일 오후 대구 서구 비산동 요양원 건물에서 떨어진 노동자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119구급대원들이 지난 6일 오후 대구 서구 비산동 요양원 건물에서 떨어진 노동자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건물 외벽이나 전신주 등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한명꼴로 추락사가 일어난다.

노동자 ㄱ(48)씨는 지난 6일 오후 4시2분께 대구 서구 비산동 요양원 건물 7층 외벽에서 펼침막을 달다 떨어졌다. 2층짜리 옆 건물 옥상으로 떨어진 그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쳤다. 그는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사고 현장에서는 ㄱ씨를 포함해 모두 3명이 펼침막 작업을 하고 있었다. ㄱ씨 등 2명은 건물 옥상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 건물 외벽에 매달려 있었다. 나머지 1명은 옥상에서 펼침막을 내려주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ㄱ씨가 매달린 밧줄이 끊어져 사고가 났다. 경찰은 끊어진 밧줄이 매우 낡은 것을 확인하고, 업체 쪽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기 위해 ㄱ씨를 부검할 계획이다.

전날인 지난 5일 오전 9시께에는 경북 포항시 남구 현대제철 포항공장 주변 10m 높이 전신주에서 40대 노동자 ㄴ씨가 떨어져 숨졌다. 그는 페인트칠을 하려고 다른 노동자 1명과 함께 전신주에 올랐다가 추락했다. 또 지난달 25일 아침 8시12분께에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호텔 건물 8층 옥상에서 펼침막을 달던 ㄷ(69)씨가 떨어져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당시 그는 다른 노동자 1명과 함께 건물 옥상에서 펼침막을 건물 외벽에 매달 준비를 하다가 떨어졌다. 경찰은 업체 쪽을 상대로 안전조치가 미흡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추락사는 노동자 사망 사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19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 자료를 보면, 2019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는 사고로 숨진 노동자가 모두 855명이었다. 이 가운데 ‘떨어짐’은 347명(40.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끼임’(106명·12.4%)과 ‘부딪힘’(84명·9.8%) 사고순이었다. 사고로 인한 노동자 사망은 5~49인 사업장(359명·42.0%), 건설업(428명·50.1%), 60살 이상(285명·33.3%)에서 가장 많이 일어났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펼침막을 다는 것은 영세한 업체에서 주로 하기 때문에 노동자가 현장에서 안전조치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작은 사업장에도 지도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또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의 법률 개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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