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지난달 9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미 여아 사망 사건 피의자 김아무개(22)씨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경북 구미에서 세살 여자아이를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김아무개(22)씨에게 징역 25년이 구형됐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이윤호) 심리로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씨에게 25년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또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 등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생후 29개월 된 아이가 무더운 여름날 물 한 모금 먹지 못해 사망했다”며 “김씨의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해 엄벌이 필요하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범죄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의도나 계획이 아닌 우발적으로 벌어졌고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으며 벌을 달게 받겠다는 마음가짐을 하고 있어 관대한 처분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씨도 “뒤늦게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하시겠지만…”이라며 울먹이다가 “주시는 벌을 달게 받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부터 딸인 줄 알고 키워온 3살 여아를 6개월 동안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로 지난 3월10일 기소됐다. 숨진 아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 검사에서 김씨가 아닌 외할머니로 알려진 석아무개(48)씨의 딸일 확률이 99.9999%로 나왔다. 김씨는 숨진 아이의 엄마가 아닌 언니였던 셈이다. 석씨는 국과수 결과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며, 김씨의 친딸은 행방이 묘연하다.
그는 같은 기간 아동수당과 보육수당을 부정 수령한 혐의(아동수당법·영유아보육법 위반)로 받고 있다. 김씨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4일 열린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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