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17일 ‘코로나19에 따른 기초학력 및 학습격차 실태조사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에게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뒤 학교들이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한 결과, 고등학생의 학력 수준은 떨어졌지만 초등학생의 학력 수준은 되레 향상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업 난도가 높아질수록 비대면 수업 효과를 거두는 데 필요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남도교육청은 17일 학부모 설명회를 열어 ‘코로나19에 따른 기초학력 및 학습격차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도내 509개 초등학교 3학년생, 256개 중학교 2학년생, 147개 고등학교 1학년생 전체와 초·중·고 교사 501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인 2019년과 발생 후인 2020~2021년의 기초학력·학습격차 실태를 비교한 내용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초등학교 3학년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읽기 3.4%→2.5%, 쓰기 3.2%→2.2%, 셈하기 3.4%→2.8%로 줄어들었다.
중·고등학생은 국어·수학·영어의 상·하위권 비율을 조사했는데, 중학교 2학년생 상위권 비율은 국어 21.3%→22.8%, 수학 22.2%→22.6%, 영어 26.4%→28.7%로 나타났다. 하위권 비율은 국어 21.7%→25.5%, 수학 36.0%→36.5%, 영어 32.3%→34.3%로 나왔다. 상위권과 하위권이 모두 늘어나면서, 학력 수준 양극화가 심해진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생 상위권 비율은 국어 17.3%→15.1%, 수학 14.4%→16.6%, 영어 17.7%→15.8%로 낮아졌고, 하위권 비율은 국어 22.9%→34.1%, 수학 32.0%→35.4%, 영어 34.6%→41.4%로 늘었다. 수학 과목을 제외하면 상·하위권 모두에서 학력 저하가 뚜렷이 나타난 셈이다.
중·고생 관련 결과는 ‘지난해 서울지역 조사 대상 중학교의 75.9%(646곳), 고등학교의 66.1%(270곳)에서 전년 대비 중위권 학생 수가 줄었다’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2020년 코로나19 학력격차 실태’ 조사 결과와 비슷하다.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은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심각하다. 대책을 세워달라” “읽기 수준을 넘어 문해력을 키우는 교육을 해달라” “교육·연수를 통해 학부모 역량을 키울 수 있게 해달라”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해달라” 등 주문을 쏟아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