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페이스 시대의 난제, 우주 쓰레기
지구 주변의 인공우주물체들을 나타낸 3D 그래픽 이미지.(한국천문연구원) 흰 점은 인공위성, 파란 점은 우주발사체 잔해, 붉은 점은 그 외 인공우주물체의 잔해이다. 즉 파란 점과 붉은 점이 모두 우주 쓰레기이다. 갈매나무 제공
최은정 지음/갈매나무·1만7000원 <우주 쓰레기가 온다>는 영화 소재로 간간이 등장하는 ‘우주 쓰레기’에 관한 책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에서 일하는 우주과학자가 일반 독자들을 위해 쉽게 풀어썼다. 우주 공간에 있는 인간이 만든 물체를 통틀어 ‘인공우주물체’라고 한다. 지구 궤도에 있는 인공우주물체는 임무를 수행 중인 살아 있는 인공위성과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로 나뉘는데, 그 나머지를 우주 쓰레기(space junk) 또는 우주 잔해물(space debris)이라고 부른다. 수명이 다하거나 고장나 버려진 인공위성, 인공위성 우주발사체에서 분리된 페어링이나 로켓 상단, 인공위성이 폭발하거나 다른 물체와 충돌해 생긴 파편 등이 모두 우주 쓰레기가 된다. 현재 지구궤도에는 인공우주물체 2만3000여개가 있다. 그중 인공위성은 10%이고 나머지 90%가 우주 쓰레기다. 우주 쓰레기는 운영 중인 인공위성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다 쓴 인공위성들이 쓰레기가 되어 지구궤도를 꽉 채우게 되면 새 인공위성이 자리잡을 공간이 없어진다. 일부 파편은 지상으로 떨어져 피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다행히 우주 파편에 사람이 맞을 확률은 1조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인공위성과 우주쓰레기는 급증하는 추세다.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1957년부터 지금까지 발사된 인공위성이 1만1000여대인데, 2020년 한 해에 발사된 인공위성만 1200여대다. 2021년에는 3개월 동안 벌써 560여대가 발사됐다. 이런 증가세의 배경에는 소위 ‘올드 스페이스’에서 ‘뉴 스페이스’ 시대로의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정부가 주도하는 군비경쟁 성격의 폐쇄적인 우주개발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민간이 주도하는 상업적이고 개방적인 우주개발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제 정부뿐 아니라 민간기업이나 개인도 인공위성을 만들어 우주로 보낼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X)다.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시켜 완전히 연소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인공위성들이 전혀 사용하지 않는 궤도로 옮기는 것이다. 최근에는 우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국제적인 기술·정책 협력 노력도 증가하고 있다. 지은이는 “인공위성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우주 쓰레기의 숫자도 증가하고 있어 위성이 몰리는 지구 궤도 영역은 더욱 혼잡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위성의 발사단계, 운영단계, 사후관리단계 등에 걸친 국제적인 ‘우주교통관리’ 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우주 쓰레기 제거 임무를 수행할 청소위성 클리어스페이스-1. 2025년에 저궤도에서 우주 쓰레기로 떠다니는 베가 로켓 상단을 위성에 달린 네 개의 팔로 붙잡아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갈매나무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