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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오늘 하루 몇 번이나 줄을 섰나요?

등록 2021-07-02 04:59수정 2021-07-02 09:24

거대한 인생의 줄 앞에 선 꼬마 토끼
한 곳 향해 서는 줄에서 평등 일깨워

줄을 섭니다
장선환 글·그림/초록개구리·1만3500원

질문입니다. 당신은 오늘 하루 몇 번이나 줄을 섰나요? 저는 얼추 추려보니 이래요. 출근길 버스정류장에서, 회사 엘리베이터 앞에서, 점심시간 식당 앞에서, 커피숍 주문대 앞에서, 공중화장실에서, 다시 퇴근길 버스정류장에서 줄을 섰더군요. 보이지 않는 줄도 섰어요. 업무 처리를 위해 내 차례를 기다렸고, 식당에선 밥을 주문 순으로 기다렸다가 받았죠.

보이든 보이지 않든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많은 줄을 섭니다. 줄을 서는 건 사회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자 ‘약속’이죠. 누구든 순서를 지키면 기회가 온다는 ‘평등’을 의미하기도 해요. 그림책 <줄을 섭니다>는 꼬마 토끼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생을 하나의 줄로 은유해 보여줘요. 사람들은 줄에 들어선 순간 비슷한 감정을 공유해요. 어릴 적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기 위해 선 줄은 ‘설레요’. 주사를 맞기 위해 선 줄은 ‘무섭죠’. 콘서트장 앞줄을 사수하려고 긴 밤을 지새우며 서 있는 청춘들은 고생도 ‘즐겁고요’. 조문을 위해 차례를 기다릴 땐 ‘슬퍼요’. 줄 위에서 사람들은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죠.

인생을 살다 보면 도로 위에 줄지어 선 차들처럼 ‘막막한’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해요. 하지만 느리게 가거나 길을 돌아갈지언정 결국은 목적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죠. 때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들이 순서를 앞지르기도 해요. 응급차가 지나가면 ‘모세의 기적’처럼 줄이 갈라지고 위급한 사람을 배려하잖아요. 물론 힘이 센 이들이 줄의 ‘평화’를 깨뜨릴 땐 ‘내’가 아닌 ‘우리’가 함께 분노하기도 하죠.

그런 거대한 인생의 줄 앞에서 주인공인 꼬마 토끼는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해가요. ‘무슨 줄일까요’ ‘이 줄이 맞는 걸까요?’ ‘나는 얼마큼 지나온 걸까요?’ ‘이제 내 차례인가 봐요’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앞으로 나아가죠. 토끼도, 여러분도 인생이라는 긴 줄에서 흔들릴지언정 떨어지지 않고 목적한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길 바라봅니다. 전 연령.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그림 초록개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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