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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18년 만에 읽는 ‘최인훈의 신작’

등록 2021-07-20 04:59수정 2021-07-20 12:01

[23일 소설가 최인훈 3주기]
2003년 ‘바다의 편지’가 생전 마지막
미발표 유고 30편 모은 ‘수제 책자’로 펴내
‘대숲 소리’는 제갈공명 죽음 다뤄
‘쇄빙선’은 장편 ‘화두’와 관련 눈길
최인훈 작가.
최인훈 작가.
소설가 최인훈(1934~2018)의 미발표 단편소설 ‘대숲 소리’와 시 ‘쇄빙선’이 최초로 공개됐다. 최인훈의 아들인 음악 칼럼니스트 최윤구씨는 19일 부친이 생전에 썼지만, 발표하지는 않은 두 작품을 <한겨레>를 통해 공개했다. 최인훈의 작품이 공개된 것은 2003년 <황해문화>에 발표한 단편소설 ‘바다의 편지’ 이후 18년 만이다.

최인훈의 3주기(7월23일)를 앞두고 ‘고양최인훈도서관’(가칭) 설립 계획이 사실상 확정되는 등 작가를 기리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새로 짓는 고양시청사 옆에 중앙도서관을 신설할 생각이며, 그럴 경우 기존에 중앙도서관 구실을 하던 화정도서관의 해당 공간을 리모델링해서 최인훈도서관으로 새로 꾸미고 인근 은빛공원 산책로 등을 ‘최인훈길’로 조성하는 방안을 궁리하고 있다”고 16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시장은 “최인훈 선생님은 돌아가실 때까지 고양시 화정에서 20여년 동안 사시며 댁에서 가까운 은빛공원을 자주 산책하시고 화정도서관에도 종종 들르셨다”며 “작가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을 작가 이름을 딴 도서관으로 만들면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최인훈 문학 정신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윤구씨 역시 이날 <한겨레>와 만나 “아버님이 생전에 워낙 책을 좋아하셨고 문학관 같은 형식에 부정적이셨기 때문에 아버님을 기리는 공간으로는 문학관이나 기념관보다는 도서관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며 “유족인 저나 최인훈도서관 설립추진위원들은 고양시 신청사 옆 부지에 별도 건물을 짓는 방안을 선호하지만, 화정도서관 일부를 독립적인 공간으로 재구성해서 최인훈도서관으로 개관하는 것 역시 가능성 중 하나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서평론가 이권우씨와 인문학자 김경윤씨를 비롯한 고양의 시민사회 인사들은 최인훈 선생이 돌아가신 직후부터 최인훈도서관설립추진위원회를 꾸려 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최인훈 장편소설 <화두> 육필원고 첫 장. 최재봉 선임기자
최인훈 장편소설 <화두> 육필원고 첫 장. 최재봉 선임기자
최윤구씨가 <한겨레>에 공개한 ‘대숲 소리’는 1990년대 말부터 2010년대 초까지 최인훈이 쓴 미발표 유고 30편 가운데 한 편이다. 최씨는 19일 ‘대숲 소리’가 포함된 수제 책자 <미발표 작품집>을 <한겨레>에 공개했다. 최윤구씨는 이날 <한겨레>와 만나 “이 작품들은 아버님이 불러주신 걸 내가 타이핑 한 것들이기 때문에 따로 육필원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버님은 그때그때 영감이 떠오르면, 심지어 자는 나를 깨워서도 작품을 불러주셨다. 워드프로세서가 생기니까 ‘자동기술’이 물리적으로 가능해졌다고 말씀하신 데에서 보듯 이 작품들을 일종의 실험이라 생각하신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숲 소리’는 <삼국지>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제갈공명의 죽음을 다룬 작품이다. 공명이 주둔하고 있던 오장원에서 장수별이 떨어지며 제갈공명이 최후를 맞은 순간 그의 고향 집에 손님이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공명이 집 주인과 ‘손님’으로 나뉘어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을 통해 그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새긴다. 최인훈은 일찍이 1970년대에 ‘공명’이라는 산문에서 제갈공명이 “명석한 정신”과 “강대한 권력”을 다 가졌다는 점에서 “역사상 가장 행복한 지식인”이었으며 “현실의 인간이면서 동시에 시”라고 극찬한 바 있다. 최윤구씨는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직전 병석에서 마지막까지 읽으신 글이 바로 당신의 글 ‘공명’이었다”고 소개했다.

최인훈 작가의 미발표 작품들을 며느리 하윤나씨가 손수 제본해서 책자 형태로 만들어 작가에게 선물한 <미발표 작품집>. 최재봉 선임기자
최인훈 작가의 미발표 작품들을 며느리 하윤나씨가 손수 제본해서 책자 형태로 만들어 작가에게 선물한 <미발표 작품집>. 최재봉 선임기자
<미발표 작품집>에 묶인 작품들은 시처럼 짧은 글부터 거의 수학 방정식으로 이루어진 글, 자신의 소설을 글자 단위로 거꾸로 쓴 글, 윤회와 영원성에 관한 에스에프(SF)적인 작품 등 다양한 형식으로 되어 있다. 역시 아들에게 구술한 글 ‘또 하나의 화두’에서 최인훈은 “시공을 초월한 21세기의 선담(禪談). 역사와 인간, 니르바나와 파라다이스, 생명과 무생명까지를 끌어안는 새로운 화두”라고 이 미발표작들의 세계를 요약했다.

한편 미발표 시 ‘쇄빙선’은 최인훈의 마지막 대작인 장편소설 <화두>와 관련성 때문에 특히 흥미를 끈다. 최인훈은 애초에 <화두>의 제목으로 ‘쇄빙선’을 염두에 두고 책 앞에 넣을 일종의 서시로서 ‘쇄빙선’이라는 다섯 행짜리 시를 써 놓았다. 역시 아들에게 받아 쓰게 한 이 작품은 자전적 작품인 <화두>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요약한 셈인데, “랭보의 시에서 보는 것 같은 회화적인 면을 구현하고 싶어 하셔서 아버님께서 레이아웃도 지정해 주셨다”고 최윤구씨는 소개했다.

최윤구씨는 “<미발표 작품집>은 생전에 아버님께서 출판을 염두고 두고 쓰신 글들인 만큼 별도의 단행본으로 출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화정 시절에 주로 쓰신 <미발표 작품집> 등은 고양의 최인훈도서관에 기증하고, 보존 관리 기술이 필요한 희곡 육필원고 등은 국립한국문학관에 기증할 생각이다. 또 아버님께서 월남한 뒤 처음 정착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목포에도 애정이 매우 컸기 때문에 그곳에도 무언가 아버님을 기리는 공간이 생긴다면 목포에도 유품을 보내고, 화정에 오시기 전에 오래 사셨던 서울 은평구에도 그곳과 관련 있는 원고나 유품을 기증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아버님의 원고를 책으로 내고 유품들을 나눠서 보관하는 것과 함께, 아버님이 생전에 밑줄을 그어 가며 읽으신 책들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가장 가까이에서 작가 최인훈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그의 문학적 삶을 증언하는 <최인훈의 밑줄>(가제)이라는 책을 쓸 생각도 있다”고 소개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최인훈 작가의 고향인 함경북도 회령읍을 그린 약도. 최인훈이 미국에 머물던 1970년대 초반, 어릴적 고향의 지리를 궁금해하는 그에게 부친이 그려준 것이다. 최재봉 선임기자
최인훈 작가의 고향인 함경북도 회령읍을 그린 약도. 최인훈이 미국에 머물던 1970년대 초반, 어릴적 고향의 지리를 궁금해하는 그에게 부친이 그려준 것이다. 최재봉 선임기자

최인훈 작가가 살던 경기도 고양시 화정 자택 거실 입구에 놓인 기념품들. 작고한 뒤 받은 금관문화훈장증(오른쪽부터)과 서울법대 명예졸업장을 받은 2017년 2월 학위수여식 순서지, 제1회 박경리문학상 상장.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최인훈 작가가 살던 경기도 고양시 화정 자택 거실 입구에 놓인 기념품들. 작고한 뒤 받은 금관문화훈장증(오른쪽부터)과 서울법대 명예졸업장을 받은 2017년 2월 학위수여식 순서지, 제1회 박경리문학상 상장.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최인훈 작가가 읽었던 <친일논설선집> 중 김성수 당시 보성전문학교장의 글 ‘황민됨의 책무는 크다’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은 모습. 2001년 인촌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을 때 최인훈은 아들 최윤구씨에게 인촌 김성수의 이 글을 보여주며 수상 거부 뜻을 밝혔다고 윤구씨는 말했다. 최재봉 선임기자
최인훈 작가가 읽었던 <친일논설선집> 중 김성수 당시 보성전문학교장의 글 ‘황민됨의 책무는 크다’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은 모습. 2001년 인촌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을 때 최인훈은 아들 최윤구씨에게 인촌 김성수의 이 글을 보여주며 수상 거부 뜻을 밝혔다고 윤구씨는 말했다. 최재봉 선임기자

최인훈의 <미발표 작품집> 목차. 최재봉 선임기자
최인훈의 <미발표 작품집> 목차. 최재봉 선임기자

최인훈 작가의 아들인 음악 칼럼니스트 최윤구씨가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화정 최인훈 작가의 자택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재봉 선임기자
최인훈 작가의 아들인 음악 칼럼니스트 최윤구씨가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화정 최인훈 작가의 자택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재봉 선임기자

대숲 소리

오장원(五丈原)의 밤하늘에서 장수별이 떨어진 날 한밤중 그 시각에 제갈공명의 고향 집에 손님이 찾아왔다.

공명은 향을 피워놓고 손님과 마주 앉았다.

대밭에서 건너오는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은 앉아 있다.

얼마나 그렇게 앉아 있었을까.

공명은 이윽고 끓기 시작한 찻주전자에 한번 눈길을 주었다가 손님에게 처음 말을 건넸다.

“고생이 많았소이다.”

손님은 대숲에서 오는 소리처럼 알릴락 말락 웃었다.

공명은 차를 따라 손님에게 권했다.

손님은 잔을 들어 차가 아니라 자기 생각을 마시듯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

“별고 없으시지요?”

손님이 하는 말이다.

공명이 이번에는 알릴락 말락 웃었다.

“걱정 마시오.”

공명이 그렇게 말한다.

“붕어 낚시터도 여전합니다.”

공명의 말에 손님은 기쁜 낯빛이 된다.

“그렇습니까?”

손님은 이번에는 붕어 한 마리를 낚는 낯빛이 되어 또 한 모금 차를 마셨다.

대나무숲은 약간 떨어져 있는 터이라 그런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을 수도 있는 소리를, 두 사람의 귀는 듣고 있었다. 가끔 폭포 소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마디까지도.

“장아(張兒)는 어찌 지냅니까?”

손님의 이 말에 공명이 조금 흔들렸다.

장아는 황건적의 난 때에 부모 형제를 모두 잃은 이 마을의 고아로 공명의 문간에 자주 나타나는 정신이 좀 부실한 소년이었다.

“죽었습니다.”

“!”

공명은 이 소년을 가엾이 여겨 언제나 먹을 것을 주고 가까이 불러서 놀아 주기도 하였다.

“몇 해 전 돌림병이 있었을 때 죽었습니다.”

손님의 얼굴에 구슬픈 빛이 어렸다.

소년은 공명이 붕어 낚시를 다닐 때 자주 곁에 있었다.

비가 올 때도 도롱이를 쓰고 공명 곁에 앉아서 붕어못에 튀는 천 개의 찌 같은 물방울을 함께 지켜보던 소년이 죽었다고 한다.

“그랬군요.”

손님의 말에 공명은 대꾸하지 않았다.

손님이 없던 사이에 마을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한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손님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리란 것을 알면서도 그 생각이 어쩐지 가시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말없이 되어 두 번째 잔을 마주하였다.

대숲에서 들리는 소리. 대숲이 여전히 있다는 말을 해주어야 할까. 손님이 어쩌면 옛날에 듣던 소리를 떠올리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지금 여전히 있는 저 숲에서 오는 이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인지 그것이 궁금하였다. 어찌 된 셈인가. 그의 마음과 내 마음 사이에 열려 있는 길에 무엇인가 막힌 것이 생겼다는 말인가.

“대숲 소리는 여전하고―”

벼락처럼, 손님의 그 말이, 작은 벼락처럼 공명의 귓전을 쳤다.

공명은 가볍게 머리를 수그렸다.

이번에도 미안하였다.

장아가 가끔 장난을 하다가 들켰을 때 지었던 몸짓이 공명은 생각났다. 그러자 웃음이 그의 얼굴에 번졌다.

손님이 그것을 받아 빙그레 웃었다.

“대숲 소리는 여전하고―”

손님이 다시 읊조렸다.

알고말고요. 괜찮아요. 당신의 마음을 왜 모르겠소. 손님이 그렇게 말한 듯이 공명은 느꼈다.

대숲에서 오는 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이울었다 하는 것처럼 ― 더는 아니지만 적어도 그만큼은 공명의 마음이 일렁이는 것이었다. 그때 ― 귀가 큰 남자가 세 번씩 찾아들 무렵에 느꼈던 흔들림이었다. 그렇게 시작되었던 움직임의 그 곡절의 끝에 온 지금, 그 비슷한 무엇을 마음은 겪고 있는 것인가.

“진지를 드릴까요?”

공명이 말했다.

“아니요―”

손님이 말했다.

“가벼워서 좋군요.”

손님이 덧붙여 말했다.

차가 가볍다는 말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가볍다고 손님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공명은 일어서 손님에게 두 번 절하고 한 번 반절을 올렸다.

손님은 겸연쩍은 듯이 그대로 공명을 지켜보았다.

공명은 다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세 번째 잔을 손님과 자기 잔에 따랐다. 그때 공명은 자기와 손님이 거의 같은 간격으로 차를 마시고 같은 무렵에 잔을 비우고 있던 사실을 알아보았다.

공명은, 분신술(分身術)로 유비를 따라가게 했던 자기가 고향에 돌아온 이 밤에 처음으로 깊은 평화의 숨을 내쉬었다.

공명은 손님 ― 돌아온 자기를 건너다보았다.

그것은 틀림없는 자기였다.

오장원의 곡소리가 아닌 저 건너 대숲 소리가 천지를 ― 즉 두 사람의 마음을 채웠다. 그들은 하나가 되었다.

모시는 아이는 밤늦은 손님의 잠자리 시중을 기다리다 못하여 깜박 졸다가 깨어났다.

아이는 일어서서 발소리를 낮추며 주인의 방 앞에 이르렀다.

창문에는 주인의 그림자 하나만이 비쳐 있고, 댓돌 위에도 한 짝 나막신만이 있었다. 그사이 손님은 돌아간 것이다.

다만 아이는 주인의 신발 곁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신발 놓였던 물기를 보지는 못하였다.

강 건너 촉나라 승상의 고향 집을 지켜오는 마을 사람이, 밤중에 일어나 뒤뜰에 나왔다가 문득 멈춰 섰다.

창문에 불빛이 보이는 듯했기 때문이다. 다시 보니 여전히 그쪽은 캄캄하였다. 그는 머리를 흔들면서 돌아서 방으로 들어갔다.

최인훈 소설가

최인훈의 시 ‘쇄빙선’ 첫 프린트본. 최인훈 작가가 불러주고 레이아웃 역시 일러준 것을 그의 아들 최윤구씨가 타이핑 해 이면지에 프린트한 것이다. 최윤구 제공
최인훈의 시 ‘쇄빙선’ 첫 프린트본. 최인훈 작가가 불러주고 레이아웃 역시 일러준 것을 그의 아들 최윤구씨가 타이핑 해 이면지에 프린트한 것이다. 최윤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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