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지음, 홍한결 옮김/윌북·1만9800원 <신의 화살>은 2019년 말 등장해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꾼 코로나19에 대한 과학적이고 견실한 기록이다. 저자 니컬러스 크리스타키스는 그 일을 맡을 더할 나위 없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 그는 의사이자 사회학자로서 하버드 의대에서 의학 박사와 공중보건학 석사 학위를,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이다. 여기에 데이터 과학 소양까지 갖췄다. 2020년 1월 말엔 재직 중인 예일대의 연구원, 중국 연구자 등과 협력해 코로나 확산 양상을 추적해 논문을 발표했으며, 그 해 5월엔 감염 위험도를 알려주는 앱을 개발해 공개하기도 했다. 책이 말하는 ‘신의 화살’은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아폴론 신의 무기를 일컫는다. 다른 신과 마찬가지로 아폴론 역시 신답지 않은 이중성을 지니고 있는데, 그는 치유의 신이면서 동시에 질병의 신이다. 우리가 맞닥뜨린 코로나는 그의 화살과도 같다는 것이 저자의 통찰이다. 문명은 거대한 도시 시스템을 통해 바이러스가 빠르게 인간 숙주 사이를 전파할 길을 닦아주었으며 동시에 그것과 싸울 과학기술을 주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연대와 협업의 정신도 길러주었다. 제목이 불러일으키는 기대와 달리 이 책은 코로나 이후 인간과 사회에 대해 <사피엔스> 부류의 인문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혜안을 주는 책은 아니다. 저자는 의학과 공중보건, 사회학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발생해 전파하였으며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엄밀하고 풍부한 사실을 엮어 서술했다. 온갖 비과학적 추론이 난무하는 시대에 코로나19가 무엇인지 정확한 이해를 원한다면 읽어야 할 책이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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