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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원년’ 한국 그리스도교의 이미지는 반사회 집단이었다”

등록 2021-08-13 05:00수정 2021-08-13 10:02

지난해 8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러스에 걸린 교회
권지성·김진호·오제홍·조민아 엮음 l 삼인 1 만 6000 원

“‘코로나 원년’ 한국 그리스도교의 이미지는 위로자도 구원자도 아닌 반사회 집단이었다.”

<바이러스에 걸린 교회>는 성서학, 종교학, 정치학, 윤리학, 영성학, 공공신학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12명의 연구자가 협업해 엮은 책으로, 코로나19를 맞아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위기를 차분히 짚어냈다.

코로나19 1, 2차 대유행에서 신천지 교회와 전광훈이 이끄는 극우 기독교 집단은 재난을 증폭시켜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됐다. 대개의 기독교인과 교회가 방역지침에 협조했지만, 산발적으로 집단감염을 일으킨 교회들로 인해 한국교회를 향한 대내외적 시선은 어느 때보다 따갑다.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제안하기에 앞서 연구자들은 정확한 진단을 먼저 시도하는데, 한국교회 주류 신학인 근본주의가 어떻게 뿌리내리게 됐는지 배경을 살펴보면 사회적·정치적 보수성을 띤 교회의 모습이나 비판적 사유 없이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는 신도들의 태도를 감정적 비난을 멈춘 채 인식하게 된다.

“코로나19 시대에 교회가 회복해야 할 종교성이란 인간의 사랑과 연대 협력을 극대화하는 공존성과 사회성을 살리는 것에 맞추어져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읽고 그 속에서 이름 없는 이들의 고통을 찾아야 한다.” “교회는 방주에 탄 구원받은 ‘우리’만이 아니라, 이 세계의 다른 존재들, 고통받는 생명과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 각자의 그리스도교 배경이 일치하지 않음에도 연구자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조화롭다. 이 시기 종교가 수행해야 할 참된 방역이 무엇일지 성찰해볼 기회가 될 듯하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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