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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거리] 권력

등록 2021-09-10 05:00

대선에 도전하며 정계에 입문하는 노회한 분들을 봅니다. 긴 세월 한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과 통찰로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큰 뜻? 글쎄요. 우스갯소리는 어떤가요. 심심하고 지루한 일상에서, 정계 진출만으로도 쏠려오는 이목들이 황홀하게 느껴진다고 말이죠. 회춘하는 기분까지 든다나요.

권력일 겁니다. 현역 시절 다채롭게 누리던 권력이, 습관처럼 몸에 굳은 권력이 얼마나 그립겠습니까. 권력이 대체 뭐길래요. 위치에너지, 운동에너지 아시죠? 사물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에너지,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힘입니다. 17세기 이 역학이 발달하면서 권력 개념이 만들어집니다. 시스템이든 제도든 사람이든 뭔가를 움직이는 힘이 권력입니다. 이런 힘을 되도록 크게 가지려 하는 것은 본능일지 모르겠습니다.

권력을 쥐면 뇌가 바뀐다고 합니다.(<승자의 뇌>, 알에이치코리아, 2013)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활성화되는데, 용감해지지만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은 떨어집니다. 쾌감에 몰입할수록 더 큰 쾌감이 필요합니다. 황홀경을 위해 권력은 휘두르는 것이 됩니다. 권력을 쥐고 성찰하지 않으면 시야 좁은 천하장사가 되고 만용과 호가호위가 퍼져나갑니다.

권력 관계에 주목해봅시다. 권력이 작동하는 곳에 쌍둥이처럼 저항이 발생합니다. 권력은 멈춰 있는 것,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 빼앗고 빼앗기는 것이 됩니다. 파놉티콘에 갇혀 감시받고 훈육되는 죄수 처지라 해도 저항의 의지까지 가둘 수는 없습니다.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가 끊임없이 묻고, 새로운 삶의 스타일을 창조하고 발명해가는 것, 사유하기를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는 것, 무도하고 무지한 권력에 놀아나지 않는 방법입니다.

김진철 책지성팀장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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