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을 푸는 단순하고 강력한 도구
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 이충호 옮김 l 해나무 l 2만원 미적분이라니 고개부터 절레절레 저을 참이다. 수학도 머리 아픈데 미적분이라니…. 그러나 수학보다 세상이 더 복잡하다. 수학은 복잡다단한 세상을 단순화하여 쉽게 이해하려는 시도다. 무엇보다 미적분이 그렇다. <미적분의 힘>을 쓴 응용수학자 스티븐 스트로가츠는 “미적분은 단순성에 집착한다”고 단언한다. 실제로 미분은 잘게 쪼개는 것, 적분은 쌓아나가는 것을 뜻한다. 이때 무한의 개념이 매우 중요할뿐더러 흥미롭다. 원의 넓이를 구하기 위해 파이 모양으로 잘라서 지그재그로 붙이면, 파이 모양을 거의 직선에 가깝게 만들수록 직사각형에 가까워지는데 이때 무한의 개념이 적용된다. 그런데 무한은 진짜로 있는가? 원주율 π(파이)는 흔히 어림수 3.14로 여긴다. 3.141592…까지 기억하기도 하는데 “현재 세상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들이 그 값을 소수점 아래 22조 자리까지 계산했다.” 하지만 소수점 아래 100조 자리까지 계산한다 해도 그것이 정확한 파이 값인 것은 아니다. 파이는 도달할 수 없는 것이지만, 존재한다. 이 역설은 “전체 미적분학의 축소판과 같다.”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미적분학이 복잡해 보이는 이유는 복잡한 문제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미적분학은 지금까지 인류가 맞닥뜨렸던 가장 어렵고 중요한 문제들을 풀어왔다.” 스마트폰, 텔레비전, 위성항법 시스템(GPS),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물론 달 탐사 등을 미적분 없이 상상할 수 없다. 이 책은 이렇게 놀라운 미적분 개념을 어떻게 인류가 고안하고 발전시켜 왔는지, 그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어렵지 않고도 흥미진진하게 풀어놓는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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