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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운동성 회복 선언

등록 2006-02-14 17:07수정 2006-02-14 18:00

14일 낮 12시 서울 중구 언론재단회관에서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진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이남주 상임편집위원, 백영서 편집주간, 백낙청 편집인, 이장욱 상임편집위원, 진정석 상임편집위원.
14일 낮 12시 서울 중구 언론재단회관에서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진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이남주 상임편집위원, 백영서 편집주간, 백낙청 편집인, 이장욱 상임편집위원, 진정석 상임편집위원.
“논쟁적 글쓰기로 한국사회와 한판 붙겠다”

분단체제 극복 염두해 두고
사회 개혁·발전 모델 궁리
현장성 강화 대안 내놓겠다

계간 <창작과비평>(이하 창비)이 ‘운동성 회복’을 공식 선언했다. 14일 창간 4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실과 밀착한 논쟁적 글쓰기로 한국사회에 새로운 담론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날 낮 12시 서울 중구 언론재단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백낙청 편집인(서울대 명예교수)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에 철저히 부응하겠다는 시대인식을 갖고 ‘운동성’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창비가 말하는 운동성 회복은 분단체제 극복과 한국사회 개혁을 하나의 지평 위에 올리는 일이다. 백낙청 편집인은 “기존의 재야 통일운동가들은 국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고, 진보적이라고 자처하는 학자들은 한국 사회 개혁과제에서 분단 문제를 제쳐놓는다”며 “두가지 담론을 동시에 비판하면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백 편집인의 문제의식은 지난 40년간 창비를 대표했던 ‘분단체제론’의 연장선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새롭게 현실에 적용하려는 각오가 전에 없이 단단하다. ‘거룩한 이야기를 점잖게 한다’는 이미지를 넘어 한국 사회 곳곳의 문제와 한판 싸움을 벌이겠다는 공세적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 1월 새로 부임한 백영서 편집주간(연세대 교수)은 “새로운 ‘창비표 글쓰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백 주간은 “사회현실과 문학생산의 현장에 밀착해 논쟁적 글쓰기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면서, 여러 사회문제를 날카롭게 진단하고 대안을 내놓겠다”며 “이 과정에서 정치권력 뿐만 아니라 (진보진영 내부의) 여러 곳과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주 상임편집위원(성공회대 교수)는 논쟁의 핵심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동안 진보담론은 ‘모델 중심’으로 한국사회를 봤다. 그러나 분단체제 극복을 염두에 두지 않고 외국 사회 모델만 참고하는 것은 비현실적 궁리다. 한국의 복지는 분단체제 극복과 분리되서는 성립할 수 없다. 분단체제의 극복 위에서 발전전략과 복지제도의 문제를 함께 봐야 한다.”

논쟁을 확산시킬 조직적 틀에 대한 구상도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40주년을 기념하는 계간 <창작과비평> 봄호부터 ‘도전 인터뷰’ ‘논단과 현장’ 등 현장성이 강한 꼭지를 새로 만들었다. 4월 초부터는 ‘온라인 창비주간논평’을 내놓는다. 각종 현안에 대한 창비의 입장을 밝히는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일본어판 계간 <창작과비평>을 4월부터 발행하고, 내년부터 시작될 중국어판 발행도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6월에는 중국의 <독서>, 일본의 <현대사상>·<전야>, 대만의 <인터아시안컬처스터디스> 등 동아시아 진보 잡지 편집자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동아시아에 ‘진보의 벨트’를 형성하는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백영서 주간은 “문예지와 정론지의 결합이라는 <창작과비평>의 기본 성격은 유지하면서, 삶의 현장에 새롭게 다가가 현장성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창비가 진흙탕의 현실에 발딛고 진보담론의 막힌 매듭을 푸는 또하나의 ‘운동지식인’ 집단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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